반도체업계 「기지개」…日 투자축소-엔 마르크 강세영향

  • 입력 1998년 10월 15일 19시 43분


‘반도체 시장에 봄은 오는가.’

96년이후 폭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세계 반도체시장이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어 삼성 현대 LG반도체 등 국내 반도체 업체들이 크게 고무돼있다.

삼성전자는 13일 미국 블럼버그통신과 회견을 통해 미국 오스틴반도체공장 2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총 13억달러가 소요되는 오스틴공장 프로젝트는 이미 7억달러가 투자됐으며 당초 올해 안에 나머지 6억달러도 투자할 예정이었다.

삼성은 IMF사태로 2기 투자계획을 전면 보류했다가 이번에 나머지 6억달러의 투자계획을 공표한 것.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이윤우(李潤雨)사장은 이와 관련, “최근 싱크로너스D램시장이 계속 좋아지고 있으며 반도체라인 증설을 원하는 바이어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2기 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6월 개당 8달러를 기록했던 64메가D램은 최근 11달러로 가격이 상승했다. 2달러선을 밑돌았던 16메가D램도 최근 2.5∼3달러선을 회복했다.

반도체업계에선 이번 가격회복이 일시적 현상이 아닌 수요회복에 따른 결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마케팅팀장 정의용(鄭義容)이사는 “일본업체들의 공장폐쇄와 투자축소, 일본 엔화와 독일 마르크화의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우리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고 풀이했다.

▼발빼는 일본업체〓일본 최대의 반도체업체인 NEC가 작년 2백억엔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히타치는 올 한해동안 모두 2천6백억엔(2조6천억원가량)의 적자를 볼 것이라는 전망.

일본 업체들은 D램부문 가격과 기술경쟁력 모두 삼성전자에 뒤져 있는 상태.

이에 따라 히타치는 지난달말 미국공장을 폐쇄했으며 미쓰비시전기도 미국공장을 다음달 6일 폐쇄하고 미국에서 메모리반도체사업을 전면 중단했다.

일본업체들은 공장폐쇄와 함께 투자규모도 대폭 축소하고 있다.

히타치가 신규투자를 전면 보류했으며 NEC는 300㎜ 웨이퍼 대응 제조라인의 가동을 1년간 연기했다. 또 후지쓰는 올해 설비투자를 40%축소했다.

▼내년 2.4분기이후 본격 회복〓삼성 현대 LG 등 국내업체들은 내년 2.4분기(4∼6월)이후 메모리반도체시장이 본격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Y2K(밀레니엄버그)와 윈도98이 D램 수요를 크게 늘릴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

통상적으로 8∼16메가D램을 사용하는 486컴퓨터로는 Y2K문제를 해결해줄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없다. 또 내년도에 본격 채택될 윈도98을 원활하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64메가D램을 장착한 PC를 사용할 수밖에 없어 반도체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분석한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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