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 證市시대(中)]홈트레이딩 일반화…24시간 거래

  • 입력 1998년 3월 17일 20시 02분


경남 창원공단에 있는 모 제조업체의 관리부서에 근무하는 K과장(37)은 요즘 주식투자의 재미에 흠뻑 빠져있다.

그는 올 들어 일주일에 약 5천만원어치씩 주식을 사고팔면서 지금까지 30% 정도의 수익을 올렸다.

K과장이 주식투자를 처음 시작한 것은 작년 7월이었지만 12월까지만해도 한달에 한두번 증권사 객장에 들러 주식을 사고파는 게 고작이었다. 창원시내에 있는 증권사 객장까지 가려면 차로 약 1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업무상 시내에 갈 일이 있을 때만 주식을 사고 팔 수 있었던 것.

K과장은 전화로 시세를 물어보고 거래주문을 내는 것도 시도해봤지만 업무시간 중간에 잠깐식 전화문의를 하는 것으로는 시세정보조차 제대로 알기 어려워 포기했다.

그러던 K과장이 하루에 몇 번씩 주식을 사고 팔 수 있게 된 것은 이른바 홈트레이딩 덕분이었다. 그는 출근직후나 점심시간 또는 귀가후에 PC통신을 통해 주식정보를 집중조회하고 그때마다 틈나는대로 주문을 낸다. 그는 “PC통신을 통한 주식투자에 익숙해진 이후 증권사 객장에 가지 않아도 전혀 불편한 점이 없다”고 말했다.

홈트레이딩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삼성증권은 가입자수가 작년 4월 4천3백28명에서 열달만인 지난달말 2만2천8백48명으로 늘었다. 월 체결금액은 64억원에서 1천3백6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주문건수의 20%를 차지, 컴퓨터점포가 1등 점포로 떠올랐다.

홈트레이딩서비스는 대우 LG 현대 쌍용 대신 동원 동양 SK 조흥증권 등도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홈트레이딩이 양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데 힘입어 조만간 주식시장의 구조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올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선 이미 80개가 넘는 증권사가 인터넷에 홈페이지를 개설하고 있으며 인터넷에 등장한 투자신탁회사는 1천여개를 훨씬 넘어섰다. 이처럼 컴퓨터상의 사이버 거래가 확산되면서 증권시장이 다양한 질적변화를 겪고 있다.

사이버 거래의 확산은 한편으로는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을 높여 증권회사의 수익기반을 확대시키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증권사의 영업기반을 와해시키고 있다. 우선 가상점포를 운영, 영업직원이나 시설유지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매매위탁수수료의 가격파괴 현상이 나타났다. 또 증권회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상에서 주주를 모집하거나 주식을 사고 파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천광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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