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PCS단말기 제조 「미래통신」

  • 입력 1997년 12월 28일 18시 44분


『대기업이 진출하길 꺼리는 지역이나 분야를 공략해야 합니다』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도 끄떡없는 미래통신 민남홍(閔南泓)사장의 핵심 경영전략이다. 한국코아㈜의 통신사업부에서 지난 95년 독립한 미래통신은 올해 창업3년만에 매출액 4백억원을 달성할 정도로 잘 나간다. 창업 첫해 93억원에서 4배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이 회사는 소비자들의 기호가 까다롭고 다양한 유럽시장을 틈새시장으로 보고 집중 공략한 결과 대성공을 거뒀다. 『유럽시장은 미국처럼 큰 국가가 아닌 아주 조그마한 국가 수십개가 뭉쳐 있는 시장이지요. 대량생산체제에 익숙한 국내 대기업이 그들의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 힘든 시장입니다. 중소기업이 기술만 있다면 최상의 시장이지요』 올해 매출 4백억원중 43%인 1백70억원 가량을 유럽시장에서 거둬들일 전망. 이 회사의 기술력이 대기업에 비해 결코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보통신분야에서 국내 유수의 대기업을 능가하고 있을 정도다. 지난 94년 6월에는 국내 최초로 개인휴대통신(PCS)단말기 시제품을 개발완료했으며 95년에는 역시 처음으로 플렉스방식의 고속무선호출기를 개발했다. 그러나 이 회사는 PCS단말기 시제품을 개발하고도 상용화하지 않았다. 대량생산이 가능한 이 제품을 놓고 대기업에 맞서 승리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 대신 국내 대기업들이 생산하지 않는 시분할다중접속코드(TDMA)방식의 휴대전화를 개발, 유럽시장에 수출하고 있다. 또한 집주변에서는 9백㎒보다 우수한 코드레스전화기 기능을 갖추고 집주변을 벗어난 지역에서는 이동전화기 기능을 하는 유럽형 휴대전화(DECP)단말기를 올해초 개발해 유럽지역에서 호평받고 있다. 전체 종업원 4백50명중 70명이 연구개발인력이며 연매출의 15%가량을 연구개발비로 투자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미래통신 연구개발인력중 박사급 연구원은 단 한명도 없다. 대부분이 학사출신이지만 대신 현장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 이 회사의 기술개발방식은 독특하다. 모르는 분야를 개발할 때는 미국 일본 유럽지역의 우수한 연구인력과 공동개발하고 반드시 이익을 독차지하지 않는다. 공존의 전략인 셈이다. 또한 일본 미국 독일 영국에 있는 해외연구소는 모두 현지 인력을 채용, 현지화에서 국내 어떤 기업보다도 앞서나가고 있다. 〈이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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