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개발 「과학로켓」2호,내달2일 서해안서 발사

  • 입력 1997년 6월 27일 19시 55분


6분18초간의 짧은 비행. 다음달 2일 서해안에서 발사되는 중형 과학로켓 「KSRⅡ」는 체공시간이 불과 3백78초 정도지만 한국 유도탄 기술을 집약한 비행체란 점에서 큰 관심을 모은다. 한국항공우주연구소 중형과학로켓개발팀 문신행박사는 『이번에 발사되는 과학로켓은 군사용 유도탄과 성격이 다르다』면서 『지난해 연구소를 방문했던 미국 감시단도 군사용 전용 가능성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항법이나 로켓의 용도 측면에서 그렇다는 이야기고 유도탄 사거리의 핵심인 추진체 제조나 로켓 설계기술 등은 군사용 유도탄개발과 맥이 같다. 과학로켓은 우선 항공우주연구소 뿐 아니라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한화 두원중공업 등 산학연이 공동개발했다는 점에서 개발인력과 관련산업의 저변이 상당한 수준에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KSRⅡ」의 제원은 최근 몇년사이 로켓기술이 크게 발전했음을 보여준다. 우선 유도탄개발의 핵심인 설계기술. 한국형 유도탄 개발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음속을 통과할 때 로켓 몸체가 견딜 수 있도록 공기역학적 설계가 이뤄져야 하고 공기저항을 견딜 수 있도록 고강도의 재질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독자개발은 상당한 기술축적 없인 어렵다』고 말했다. 문박사는 이와 관련, 『과학로켓의 몸체는 독자설계된 것이며 초음속 풍동시험도 거쳤다』고 밝혔다. 70년대 후반에 개발된 한국형 유도탄은 미국의 나이키 허큘리스 지대공유도탄의 설계개념을 모방했었다. 최대 고도가 과학로켓 1호(93년 발사)에 비해 거의 3배 가량 높아진 1백50㎞를 넘는 것도 주목할 부분. 이는 유도탄의 사거리와 직결되는 로켓연료(추진제) 제조기술이 크게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과학로켓은 75도 각도로 발사되면서도 직선거리로 1백27㎞를 날아갈 예정이다. 탄도수정에 따라 사거리가 기존의 한국형 유도탄(1백80㎞)을 능가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렇다고 과학로켓을 군사용과 바로 동일시할 수는 없다. 무(無)유도방식인 과학로켓은 낙하지점의 오차가 반경 5㎞에 이르기 때문에 군사용과는 개념부터가 다르다. 군사용 유도탄은 정밀한 유도 항법장치가 필수적이다. 또 공기가 없는 성층권 진입(과학로켓)과 대기중 비행방식(유도탄)이 서로 달라 과학로켓 설계개념은 유도탄과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수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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