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하면 끊기는 「필름」…뇌조직 「히포캠퍼스」손상 탓

입력 1997-01-08 20:18수정 2009-09-27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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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奇雨기자」 주당(酒黨)이라면 마땅히 한번쯤은 「필름」이 끓긴 경험이 있을 것이다. 술마신 다음날 아침 기억이 아물아물한 「지난밤 실수」를 떠올리려고 애쓰면서 자신의 나쁜 술버릇을 탓하는 것은 드문 일이 아니다. 미국 CNN방송은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이 실험을 통해 술에 취한 뒤 기억력이 흐려지는 것은 선천적인 체질이나 술버릇 때문이 아니라 「히포캠퍼스」란 뇌조직의 손상과 관련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 홀라에 있는 스크립스 신경생리학연구소는 실험실 쥐들을 대상으로 알코올을 주입한 뒤 뇌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두뇌의 기억활동을 돕는 히포캠퍼스란 뇌조직의 손상이 술에 취한 쥐의 기억력 상실과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것. 연구팀의 책임자인 스티븐 헨릭슨박사는 『실험결과 히포캠퍼스 뇌조직은 미량의 알코올에도 새로운 정보를 기억시키는데 심각한 장애를 받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헨릭슨박사는 『술과 기억상실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추적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연구와 실험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연구가 진전되면 알코올에 의한 기억상실을 미연에 방지하거나 억제하는 물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현단계로서는 만취한 사람이 다음날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하면서 「불행히도」 당시에는 어떻게 음주운전을 하고 집에까지 갈 수 있었는지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헨릭슨박사는 『알코올은 인류의 역사와 함께 사람들 곁을 지켜왔다』며 『그런데도 술이 우리 몸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지, 또 어떤 해악을 미치는지에 대해 백지상태나 다름없다는 것이 그저 놀라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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