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지진 강타]올해만 34번…「안전지대」아니다

  • 입력 1996년 12월 13일 19시 37분


강원도 영월쪽에서 일어난 규모 4.5의 이번 지진은 78년 홍성지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또 올해 들어서만 가벼운 것들을 합치면 34번째다. 지진 발생 횟수는 최근 10년간 크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87년 11회, 90년 15회에서 94년 25회로 늘어났고 지난해에도 29회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자주 일어난 것으로 나타나는 것은 「지진 관측기기」가 발달해 과거에는 모르고 지나쳤던 작은 것들까지 잡기 시작한 측면도 있다. 우리나라는 일본에 비해 안정적인 지형이어서 대규모 강진이 일어날 확률은 적으나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게 지진학자들의 견해다. 지각의 판구조론에 따르면 일본은 유라시아판과 태평양판 필리핀판이 만나는 바로 위에 자리하고 있어 크고 작은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유라시아판 위에 있고 판이 겹치는 곳도 남서쪽으로 1천㎞나 떨어져있어 강진의 가능성이 엷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외 학자들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도 알려지지 않은 많은 단층이 있을 것으로 예상돼 지진위험성이 상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서해안 굴업도 인근에서 동서남북으로 1.5㎞에 달하는 활성단층이 발견됐고 부산에서 경북 영덕에 이르는 양산단층의 활성 여부는 아직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활성단층이란 지진 발생시 지층이 움직일 수 있는 곳이다. 중국 산동성 지질국 연구에 따르면 산동반도 밑에서 대규모 활성단층이 발견돼 산동반도와 비슷한 지층운동을 하는 한반도도 활성단층이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양대 지진연구소 金昭九(김소구)교수는 △서울 경기지역의 경우 과거 2천년간 지진이 많이 일어났으나 최근 2백여년간은 비교적 조용한 편이어서 그동안 지진을 일으킬 에너지가 축적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일본과 중국에서 강진이 자주 일어나므로 그 중간에 낀 한반도도 강진이 일어날 확률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교수는 컴퓨터 자료분석을 통해 2010년까지 경기 서울 일원에서 규모 5.5∼6.5의 큰 지진이 1회, 경주일대에서 규모 4.0∼4.5의 지진 3회, 평양일대에서 규모 4.0∼5.0의 지진이 4회 정도 일어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한국자원연구소 全明純(전명순)박사는 『큰 지진이 올 때는 작은 지진들이 발생한다』며 『앞으로 있을지 모를 대지진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의심이 가는 주요 단층들이 어떤 주기로 움직였는지 연구하고 집중감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한반도의 강진이라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건물의 내진(耐震)설계를 더욱 강화하고 지진관측망을 늘리고 지진기록을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金炳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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