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주식투자, 오래 버틴 사람이 웃는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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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지난해 여기저기서 비트코인 투자와 부동산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산 뒤 시세차익을 노리는 거래)로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재테크에 신경 쓰라는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한 친구도 돈을 굴릴 투자처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가상통화와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규제로 잔뜩 움츠러든 상태라 뒤늦게 뛰어들기가 망설여졌다.

결국 친구는 주식 투자를 택했지만 타이밍이 나빴다. 지난해 꾸준히 상승 곡선을 타던 증시는 지난달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와 함께 요동쳤다. 친구는 하락장에 막차를 탄 건 아닌지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주식을 처분하고 나면 다시 오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팔지도 못하고 있다.

필자가 친구에게 해줄 가장 좋은 조언은 “견뎌라”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조정 장세가 2007∼2008년의 반 토막 장세의 예고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신용 경색이나 경기 침체의 조짐을 찾을 수 없다면 어느 정도의 조정을 감내하는 것이 바람직하기 때문이다.

친구는 필자에게 손실을 만회할 수 있는 종목을 하나만 가르쳐달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하지만 주식 투자는 위험을 감내한다고 해서 반드시 수익을 거두는 분야가 아니다.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아질 뿐이다. 누군가가 “너만 알고 있어”라며 추천해주는 종목은 열에 아홉은 일찍 들어간 투자자가 먼저 사놓고 오르지 않아 ‘나보다 더한 바보’를 찾고 있는 경우라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주식 투자로 돈을 번 사람은 어떤 경우일까. 스포츠에 비유해보자. 단판으로 끝나는 스포츠 경기의 승부는 변수가 많아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전체 시즌의 성적은 다르다. 결국 팀의 실력에 따라 순위표가 결정된다. 한 번의 투자에서 손실을 볼 수도 있지만 원칙을 지키며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뜻이다. 공포나 탐욕을 극복하고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따르는 것이 주식 투자의 핵심이다.

지금 친구가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은 “위기는 곧 기회”라는 격언이다. 주식 투자로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공포를 극복했던 사람이다. 이 중 상당수는 주식을 계속 보유할 수밖에 없었던 대주주들이다.

일반 투자자들은 주가의 고점과 저점을 맞힐 수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 고점과 저점에 맞춰 사고파는 타이밍을 정확히 재려다 보면 조급증에 빠져 적은 수익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정훈석 한국투자증권 전문위원


#주식투자#갭투자#재테크#가상통화#부동산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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