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 시선]공대 교육 이대로 가다간 부실 위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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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우 동아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이해우 동아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요즘 대학은 위기다. 2020년 이후에는 정원을 채우지 못하는 부실 대학이 속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4년제 대학이 1990년 118개에서 지금은 200여 개로 늘어나다 보니 졸업해도 일자리가 없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은 제조업인데 2014년 제조업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10조 원 줄어들었다는 한국은행 발표는 우리 경제 현주소 그대로다. 1961년 정부가 통계를 발표한 후 제조업 마이너스 성장은 처음이라고 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 경제권에 진입한 가장 큰 이유는 1970년대부터 중화학 전자 등 제조업 육성에 범국가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품질과 생산 원가가 제조업의 경쟁력이다. 그 핵심이 우수한 인재다. 우수한 엔지니어 배출 없이는 제조업 경쟁력을 기대하기가 어렵다.

이공계 기피 현상이 최근 변하고 있다. 대기업이 신입 사원의 80%를 이공계 전공자로 채용하는 등 공대가 각광받고 있다. 이런 분위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좀 더 체계적인 시스템 보완이 필요하다.

최근 교육부는 산업 현장에서 필요한 인력과 대학이 배출하는 인력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산업 연계 교육 활성화 선도대학 계획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현재 대학의 교육 여건은 그대로 두고 정원만 늘린다면 이공계 증원에 따른 부작용만 나타날 것이다. 공대 교육을 근본적으로 탈바꿈시킬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커리큘럼을 현장 중심의 맞춤형으로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 우수한 엔지니어를 배출할 수 있는 전공 기초, 전공 심화 및 현장 실무를 아우를 수 있는 교과목이 편성되어 있는지, 현장에서 이미 사라진 기술을 아직도 강의하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업체는 신기술 도입 등에서 한발 앞서가는데 대학은 과연 어떠한지 짚어 봐야 한다.

둘째, 기업체 출신 교육자를 활용하는 국가 인재 풀을 만들자. 대학이 유능한 교수를 영입하려고 해도 “회사 분위기상 강의를 맡기 힘들다”며 고사하는 일이 허다하다. 기업체에서도 실무형 교육은 일정 부분을 맡는다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인재 풀에 참여하는 기업은 세제 혜택 등의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셋째, 현장 실습을 강화하자. 공대생들은 산업 현장에서 실무를 배우기 위해 방학을 이용하여 1주일에서 4주 정도 실습을 하고 있으나 대부분 형식에 그치고 있다. 공대생의 마지막 한 학기는 현장 실습으로 의무화하는 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용은 국가에서 보전하여 기업체의 손실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해우 동아대 신소재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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