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好통]체임-人事 잡음 끊이지 않는 SIYFF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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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가인 기자
구가인 기자
올해로 16회를 맞는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SIYFF)가 불미스러운 의혹에 휩싸였다. 이곳에서 일했던 스태프가 최근 월급과 출장비를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고, 부당 해임을 당했다고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 불공정행위 신고센터에 신고한 것이다.

이 영화제는 영진위에서 영화발전기금 지원을 받는 국내 7개 영화제 중 한 곳이다. 영화발전기금 2억 원 외에도 서울시(3억2000만 원)와 성북구(7700만 원) 등 공공기관에서 연간 예산(11억 원)의 절반 이상을 지원받는다.

신고 내용에 따르면 스태프 중 일부는 재직 기간에 영화제 측이 영진위에 보고한 액수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돈을 받았다. 출근 당일 갑작스럽게 해임 통보를 받은 피해자도 있다고 한다.

청소년영화제의 조직 구성도 구설수에 올랐다. 영화제의 실무 총책임자인 사무국장은 영화 편집기사 출신으로 김종현 영화제 집행위원장의 배우자이다. 전임 사무국장은 김 위원장의 후배로 영화제 관련 경력이 전무한 사람이었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 규모의 국제영화제 사무국장은 수년간 관련 행사에서 경력을 쌓아온 인물이나 경영 능력을 갖춘 전문가가 맡는다. 다른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사무국장은 영화제 예산을 집행하고 운영하는 중책이다. 국고의 지원을 받는 영화제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가족과 지인을 사무국장으로 쓰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영진위는 신고 내용의 진위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측은 “근로계약서 미작성과 체임 등에 대한 건은 당사자들의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 현 사무국장에 대해서는 “영화 전공자 출신으로 영화 편집실 운영과 현장 경험이 있다”면서 “전 사무국장들의 무능하고 불법적인 행동이 있어 바로잡기 위해 긴급 투입됐으며 이번 영화제를 치룬 후 본업으로 복귀할 계획”이라고 했다. 양측의 진위 공방을 떠나 지원기관의 잘못은 가볍지 않다. 영진위와 서울시는 영화제 지원 항목에는 사업비만 포함될 뿐 인건비와 출장비 같은 운영 경비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지원 항목이 아닌 부분에 대해서는 영화제 측의 보고를 믿는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 말대로라면 영화제의 노동 착취나 인사전횡 같은 문제가 공론화될 가능성은 없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영화제 중에서 투명하고 내실 있는 영화제를 가리는 것 역시 지원기관의 책임일 것이다. 영화제 지원이 그저 생색내기용이 아니라면 말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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