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이 한줄]모바일의 발달이 우리를 행복하게 해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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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이 순간, 그리고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모바일 미래’에서는 특히, 무엇이 좋은 사회를 만들 것인가에 관한 논의에서는 다양한 모빌리티에 대한 권리와 의무가 핵심 포인트가 된다. ―모빌리티(존 어리·아카넷·2014년) 》

모든 과학이 그렇지만 사회과학은 특히 용광로 같다. 온갖 새로운 발견, 새로운 지혜들이 녹아들어 새로운 과학으로 거듭난다. 과학의 대상인 사회가 나날이 변화하고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바일의 패턴은 이제 단순한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삶의 근간 그 자체가 됐다.

영국 사회학자 존 어리가 쓴 ‘모빌리티’는 ‘국가가 지원한 학술연구 및 저술의 성과’를 집대성한 한국연구재단 총서의 최신호로 발간됐다. 이 책은 새로운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소개하고 이를 통해 사회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사회과학을 다시 쓰고자 했다.

어리는 모빌리티 패러다임을 정교화해 사회과학 분석 지형을 재구성한다(1부). 이 부분은 이론을 활용해 실제 사회생활을 분석한 2부만큼 흥미롭다. 이어지는 3부는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는 모바일 미래를 다룬다.

모바일 미래는 많은 고민을 불러온다. 자동차 시스템에 따른 대량학살 효과(운전할 자유는 반드시 사람을 잡는다. 그것도 아주 불평등하게 교통약자들 위주로)를 계속 지켜만 볼 것인가? 더 많은 이동이 오히려 우리 행복을 갉아먹지는 않는가?(마치 텔레비전이 함께 만나 나누는 대화를 줄여 전반적인 행복 수준을 감소시켰듯) 함께 만나 나누는 ‘공현존 대화’가 좋은 사회를 유지하는 데 필수 요소라면 네트워크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집단에 대한 문제는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사회 또한 모바일 미래를 기술혁신의 문제로만 다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에게 공현존의 역량을 정교하게 규정하고 이를 확대”하는 고민들이 시작돼야 한다. 새로운 모빌리티는 새로운 불평등을 이미 양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유안 번역가
#모빌리티#존 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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