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경영 지혜]개방형 혁신 원하면 눈앞의 작은 이익을 버려라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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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기업들이 ‘개방형 혁신’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하지만 외부의 아이디어를 적극 활용하는 개방형 혁신으로 성공한 사례는 흔치 않다. 개방형 혁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려야 한다는 말은 단순히 ‘이타심을 가지라’는 말이 아니다. 장기적으로 사고하라는 의미다.

일회성 게임에서는 상대를 배반하는 이기적 선택이 최선이다. 그러나 반복게임에서는 서로 돕는 선택이 최선이다. 비록 한 번 얻는 이득이 적더라도 반복해서 게임을 하다 보면 적은 이익이 쌓이고 쌓여 커지기 때문에다. 현실에서도 그렇다. 길거리에서 한 번 보고 말 사람에게는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라도 계속해서 얼굴을 마주치게 될 이웃사람에게는 친절하게 대한다. 평판과 보복이 두렵기 때문이다.

1980년 미국 미시간대 정치학과 교수인 로버트 액설로드가 전 세계 학자들을 대상으로 ‘죄수의 딜레마’ 반복 게임 컴퓨터 대회를 열었다. 게임이론, 수학, 심리학, 사회학, 정치학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해 다른 참가자들과 일대일로 싸웠다. 최종 우승은 상호의존적 ‘맞받아치기 전략(Tit for Tat)’을 구사한 이들에게 돌아갔다. 이 전략은 매우 단순하다. 처음에는 일단 협력하고 그 다음부터는 상대방의 이전 선택대로 응수하는 것이다.

첫 번째 게임에서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선택지를 골랐는데 상대편이 이기적인 선택을 하면 그 다음부터는 자신의 전략을 수정해 보복한다. 만약 상대편이 첫 게임에서 협력해 주면 계속 협조한다. 처음 일대일 싸움에서 이 전략을 사용한 참가자들은 그 어떤 상대도 이기지 못했지만, 모든 게임의 점수를 합쳤을 때에는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상대방이 어떤 전략을 가지고 있더라도 최대한 협력적인 상황을 만들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협력에서 자기중심적 사고를 버리면 당장의 이익은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협력네트워크에서 긍정적인 평판이 퍼질 것이고 더 많은 협력 파트너를 확보할 것이다. 장기적으로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개방형 혁신, 창조적 혁신도 이 과정에서 가능해진다.

이병주 생생경영연구소장 capomau@gmail.com
#DBR 경영 지혜#개방형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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