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메트로/수도권]하늘 수놓은 ‘V자’ 기러기 군무… “와!” 아이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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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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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철새도래지 나들이

“아빠, 저 철새들은 어디가?” 1일 서울 여의도 한강 밤섬 철새조망대에서 본보 김재영 기자(뒤쪽)가 아들 동윤 군(7)과 함께 망원경으로 밤섬의 겨울철새를 관찰하고 있다. 실내에 있어 날이 추워도 따뜻하게 겨울철새를 만날 수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아빠, 저 철새들은 어디가?” 1일 서울 여의도 한강 밤섬 철새조망대에서 본보 김재영 기자(뒤쪽)가 아들 동윤 군(7)과 함께 망원경으로 밤섬의 겨울철새를 관찰하고 있다. 실내에 있어 날이 추워도 따뜻하게 겨울철새를 만날 수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우와, 나무에 새가 엄청 많아요. 아빠, 저 새 이름이 뭐예요?”

망원경으로 한강 밤섬을 주시하던 아이가 신기한 듯 재잘거린다. 재빨리 망원경을 들여다봤다. 밤섬 버드나무를 검은 새가 새까맣게 뒤덮고 있었다. 머리를 긁적이자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나선다. “민물가마우지예요. 나무가 눈이 쌓인 듯 하얗죠? 밤섬이 제 집인 듯 머무는 놈들이 싸 놓은 하얀 배설물 때문이에요.”

철새는 겨울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단골손님. 멀리 늪지대나 시골의 논밭에서나 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한강생태공원 등 서울 도심에서도 쉽게 볼 수 있어 방학을 맞은 어린이들의 체험학습으로 제격이다. 기자가 7세 된 아들을 데리고 1일 여의도 밤섬 철새조망대와 강서습지생태공원을 찾았다.

한강 밤섬은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도심 속의 철새도래지로 매년 30여 종, 2000여 마리의 철새가 찾는다. 멸종위기에 놓인 흰꼬리수리 황조롱이 참매 등을 비롯해 보호 가치가 높은 조류도 관찰할 수 있다.

밤섬의 철새를 잘 관찰하려면 여의도한강공원 물빛무대에서 하류 방향으로 60m 지점에 있는 ‘한강 밤섬 철새조망대’를 이용하면 된다. 40km 밖까지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망원경 6대가 설치돼 있고 망원경과 대형 모니터가 연결된 망원경 화상표출기를 통해 철새를 큰 화면으로도 볼 수 있다. 물위에 떠 있는 청둥오리, 물위를 미끄러지듯 비행하는 재갈매기의 모습이 눈앞에 있는 듯하다.

하지만 20분 이상 머무르기에는 답답했다. 철새에 대한 정보를 보여주는 46인치 디지털정보디스플레이는 고장 난 상태. 좁은 실내에서만 관찰해야 해 철새를 볼 수 있는 각도도 제한적이다. 다만 날씨가 추울 때에도 따뜻하게 철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철새를 더 가까이 보기 위해 강서습지생태공원으로 이동했다. 방화대교 남쪽 끝에서 행주대교 남쪽 끝 사이 한강 둔치에 있는 이곳은 한강에서 가장 많은 종류의 철새를 관찰할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방화역 1, 2번 출구로 나와 6번 마을버스를 타면 된다.

한강 20m 앞에서 바로 철새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장점. 8∼10배율의 휴대용 쌍안경 정도로도 충분히 철새를 즐길 수 있다. 하늘을 올려다보니 우리나라 철새의 대표 격인 기러기가 아름다운 V자 대형으로 날며 군무를 펼친다. 물가에서는 청둥오리 수백 마리가 무리지어 떠 있는 장관을 볼 수 있다. 철새가 지척에 있어 새들의 노랫소리도 들을 수 있다. 다만 강바람이 거세기 때문에 평소보다 옷을 두껍게 입어야 한다.

다음에 올 때는 준비를 더 철저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장에는 철새에 대한 정보가 많지 않아 미리 조류도감을 들고 가거나 인터넷에서 철새자료를 찾아보고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이들의 속사포 질문에 말문이 막히게 된다. 쌍안경 외에도 △햇빛을 막고 머리를 보호할 수 있는 모자 △수건 연고 반창고 등을 챙겨 넣을 어깨에 멜 수 있는 가방 △간편한 운동복이나 등산복 △날짜 날씨 장소를 적고 관찰한 것을 기록할 수 있는 수첩 등을 챙기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아이에게 제대로 설명할 자신이 없다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구하는 것도 한 방법. 2월 말까지 한강공원의 생태프로그램에 참가하면 강서 고덕 난지 선유도 등 한강공원에서 가이드의 자세한 설명과 함께 겨울철새를 만나볼 수 있다.

김재영 기자 redoot@donga.com
#한강#철새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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