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로 읽는 고전]<2>삼성오신(三省吾身)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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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 석 삼 省: 살필 성
吾: 나 오 身: 몸 신


공자의 제자 증자(曾子)의 말이다. ‘三’은 셋, ‘省’은 반성(反省) 혹은 내성(內省)의 의미다. 매일 자신을 살피는 수련으로 마음의 평온을 유지하는 철저한 자기관리의 자세이며 ‘오일삼성(吾日三省)’이라고도 한다. ‘독선기신(獨善其身·홀로 그 자신을 잘 보존한다)’이라는 말과 짝을 이뤄 이해하면 좋다.

“나는 날마다 세 번 나 자신을 반성한다. 다른 사람을 위해 도모하는 데 진심을 다하지 않았는가? 벗들과 사귀면서 믿음이 없었는가? 전수받은 것을 익히지 않았는가?(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논어 학이·學而)

증자는 이름이 삼(參)이고 자는 자여(子輿), 남무성(南武城) 사람으로 공자보다 46세 어렸다. 비록 공문십철(孔門十哲·공자 문하의 10명의 철인)의 명단엔 없지만 명대에는 그 위상이 안회(顔回)를 능가할 정도였다.

두 번째 구절에서 ‘충(忠)’은 어떤 일을 꾀할 때 성심(誠心)으로 임해야 하며 다른 사람을 속여서는 안 된다는 뜻이니 ‘忠’이란 진심(盡心)을 다하는 것이고, ‘信’은 신뢰(信賴)이다. 마지막 구절은 이설이 많다. ‘익히지 않은 것을 전해 주었는가’라는 해석도 있는데, 남에게 전해 주고자 한다면 먼저 제대로 익혀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가 없는 것이 아니나 여기서는 ‘스승께 받은 것을 내가 익히지 않았는가’로 풀이하는 것이 ‘삼성오신’이란 의미와도 맞는다.

위의 인용구절에서 ‘다른 사람’의 자리에 후배(제자), 친구, 스승을 차례대로 넣어서 이해해도 그 뜻이 잘 다가온다. “후배(제자)를 이끌었는가? 친구를 믿었는가? 스승의 가르침을 흘려듣지 않았는가?” 공자는 늘 도전하는 자세의 후진(後進)을 목말라했다. 제자 증자의 三省의 자세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의 윤리가 그 핵심이다.

이 외에도 논어에는 ‘省’이란 글자가 여러 차례 나온다. 한 가지를 더 음미해 보자. “안으로 반성하여 꺼림칙하지 않다면 무엇을 근심하고 무엇을 두려워하겠느냐?(內省不구 夫何憂何懼)”(논어 안연·顔淵)

김원중 건양대 중국언어문화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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