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조영식 경희대 설립자 - 경희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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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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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학 부활 - 세계평화의 날 제정 이끌어

경희대를 설립한 조영식 경희학원 학원장(사진)이 18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조 학원장은 1921년 평북 운산에서 태어나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6·25전쟁 중이던 1951년 경희대의 전신인 신흥초급대를 인수해 교육자의 길로 들어섰다. “교육이 없으면 나라의 부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신념을 실천에 옮긴 것.

창학 이념인 ‘문화세계의 창조’에 맞게 그는 경희대를 학문과 평화의 요람으로 성장시키는 데 주력했다. 설립 반세기 만에 3개 캠퍼스, 양·한방과 치과병원을 모두 갖춘 경희의료원을 포함해 종합대학으로 성장시켰다.

고인은 한의학을 부활해 현대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하려고 애썼다. 동양의학 관련 세계 최대 규모인 ‘동양의학 대사전’도 이런 노력 덕분에 출간됐다. 1999년에는 교내 대강당인 ‘평화의 전당’을 완공시켰다. 착공 21년 만이다. 이를 위해 1973년부터 4년간 세계 전역의 성당과 대극장을 돌아다니며 살펴보고 사진을 찍었다.

냉전기였던 1980년대에는 국제평화운동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1981년 코스타리카에서 개최된 제6차 세계대학총장회 총회에서 ‘세계평화의 날’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주도했다. 당시 한국은 유엔 회원국이 아니라서 조 위원장은 코스타리카 정부를 통해 이 결의문을 제36차 유엔총회 안건으로 제출했다. 유엔은 그해 11월 ‘세계평화의 날’(9월 셋째 주 화요일)을 제정했다.

그는 1982년에는 일천만이산가족재회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아 남북한 이산가족 재회운동에 노력했다. 이 같은 세계 및 한반도 평화 구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미국 의회는 1989년 8월 조 학원장을 거명하며 의사당에 성조기를 게양했다.

국내외에서 받은 상은 함마르셸드상, 세계대학총장회 세계평화대상, 유엔 평화훈장, 아인슈타인 평화상, 간디상, 국민훈장 무궁화장, 만해평화상 등 67개에 이른다.

유족으로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 총재, 조인원 경희대·경희사이버대 총장, 조여원 경희대 동서의학대학원 교수, 조미연 경희학원 이사 등 2남 2녀와 사위 독고윤 아주대 경영학부 교수, 구자명 LS니꼬동제련 대표이사 회장이 있다.

장례는 경희학원 학원장으로 치른다. 빈소와 분향소는 경희대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 국제캠퍼스 중앙도서관 로비, 광릉캠퍼스 대회의실에 마련했다. 영결식은 23일 오전 9시 경희대 서울캠퍼스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다.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조안면 삼봉리 선산. 02-961-0001∼3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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