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은 지금]“안에선 스쿨버스 참사 잇따르는데 마케도니아에 23대 원조한다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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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누리꾼 92% “반대”

“우리 애들은 콩나물 스쿨버스 타다가 다치기 일쑤인데 이 판국에 무슨 스쿨버스 원조냐?”

최근 정원을 크게 초과한 스쿨버스로 인한 대형 사고가 빈발해 신경이 잔뜩 곤두선 중국인들이 중국 정부가 25일 남유럽 마케도니아에 스쿨버스 23대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하자 이례적으로 집단 분노를 터뜨리고 나섰다.

중국에서는 16일 간쑤(甘肅) 성에서 9명 정원인 승합차에 무려 64명을 태운 유치원 스쿨버스가 트럭과 충돌해 어린이 19명과 어른 2명이 숨졌다. 또한 26일에도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시 펑청(鳳城) 시 바오산(寶山) 진에서 스쿨버스가 운행 중 전복돼 유치원생 32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바오산 진 주민들은 지난해 말부터 스쿨버스가 정원을 초과하고 난폭운행을 일삼는다며 여러 차례 진정을 냈으나 개선되지 않았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이런 참에 중앙정부의 스쿨버스 원조 발표는 타오르는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었다. 이 발표에 대해 중국 주요 사이트들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발표 10시간도 지나지 않아 누리꾼 50만 명이 참여했고, 누리꾼들은 92%의 반대를 보여줬다고 홍콩 밍(明)보가 27일 보도했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이미지를 세우기 위한 대외 원조를 시행하기에 앞서 중국 내 어린이의 안전에 먼저 관심을 가지라고 촉구하고 있다.

중국인들은 스쿨버스 안전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열악한 교육 재정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는 1993년 교육개혁안을 통해 교육재정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올리기로 정했으나 18년이 지난 올해에도 0.6%에 불과하다고 밍보는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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