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스토어]서울 잠실 롯데백화점 에트로 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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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9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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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정은 없다
화려함만 있다

화려한 이탈리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에트로의 남성 컬렉션을 이제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1층에 들어선 에트로 매장은 에트로의 남녀 컬렉션을 모두 갖췄다. 에트로 제공
화려한 이탈리아 감성을 느낄 수 있는 에트로의 남성 컬렉션을 이제 국내에서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서울 롯데백화점 잠실점 1층에 들어선 에트로 매장은 에트로의 남녀 컬렉션을 모두 갖췄다. 에트로 제공
이탈리아 브랜드 ‘에트로’에서는 ‘검정’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그 대신 ‘잉크’라고 부른다. 제품에서 검은색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에트로의 창업주 짐모 에트로의 둘째 아들이자 에트로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인 킨 에트로는 ‘검정은 색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다. 에트로에서 검은색은 모든 색의 무덤처럼 여겨진다.

색에 대한 에트로만의 독특한 철학은 남성복 디자인으로도 이어졌다. 다른 남성복 브랜드와 달리 에트로 남성복은 이탈리아 특유의 감성을 화려한 색으로 연주했다. 기존 남성복 컬렉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검정 옷을 에트로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국내에는 에트로가 여성용 가방과 스카프로만 알려져 있지만 매 시즌 에트로가 선보이는 화려한 색감의 남성복과 여성복 컬렉션은 해외 유명 패션잡지에서 집중적으로 다뤄질 만큼 화제가 된다.

색에 대해 전 세계 누구보다 인색한 한국 남성들이 에트로의 옷을 입는다면 어떨까. 올가을부터는 한국 남성들의 변신을 기대해봄 직하다. 그동안 해외 런웨이나 잡지에서 볼 수 있었던 에트로 남성복을 국내에서도 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에트로는 올가을 롯데백화점 잠실점을 시작으로 남성복 컬렉션을 국내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최근 문을 연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한국의 남성 소비자를 겨냥한 에트로의 전략을 읽을 수 있는 매장이다. 이곳에는 남성 의류뿐 아니라 신발, 가방, 벨트, 스카프까지 남성 패션과 관련된 모든 제품군을 갖췄다.

롯데백화점 잠실점 1층에 148m²(45평) 규모로 자리 잡은 에트로 매장의 전면은 밀라노에 있는 에트로 본사 건물의 이미지가 쇼윈도 배경으로 쓰였다. 또 올 가을겨울 제품으로 갈아입은 마네킹은 이탈리아의 가을 날씨를 닮았다.

잠실 매장은 남성 컬렉션을 본격적으로 선보이는 매장인 만큼 화려함보다 편안함을 가장 우선시했다. 따뜻한 회색을 사용한 매장 외부 벽면과 내부는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브랜드의 위상을 보여준다. 그 대신 에트로를 대표하는 색상인 오렌지로 선반과 기둥을 구성해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매장에 생기를 더했다.

이번 가을 컬렉션의 모티브는 특이하게도 ‘소’다. 그래서인지 목가적인 스타일이 매장 안에 진열된 제품에서도 엿보인다. 에트로 관계자는 “전통을 지키면서 소박하게 현실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이탈리아 전원의 삶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굵은 실로 투박하게 짠 울 소재 니트는 그 자체로 농촌의 풍요로움을 느끼게 한다. 자연 그대로의 소가죽과 송치(6개월 미만의 어린 송아지) 가죽을 활용한 장식도 이번 컬렉션의 모티브인 소를 암시한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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