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푸는 한방 보따리]무리하게 땀빼면 양기고갈… 찜질방 돌연사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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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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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 돌연사, 40대 돌연사에 이어 최근 찜질방 돌연사가 자주 언론에 오르내린다. 올해만도 벌써 네 번째라고 하니 그 빈도가 심상치 않다.

최근 60세 여성이 갑자기 오른쪽 어깨를 쓰지 못하겠다며 한의원을 찾아왔다. 맥을 짚어보니 축 처지고 가라앉아 곧 끊어질 것 같았다. 원인은 금방 알 수 있었다. 몸을 풀기 위해 3시간 동안 찜질방에 있다가 병을 얻어 온 것이다.

이처럼 증상이 외부로 나타나면 치료를 하면 괜찮겠지만 증상이 없거나 있어도 무시하고 계속 찜질방에서 땀을 내다보면 심한 경우 돌연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

한의학에서는 한혈동원(汗血同源)이라는 말이 나온다. 땀과 피는 그 근원이 같다는 얘기다. 한 샘물에서 이쪽으로 나오면 땀이고 저쪽으로 나오면 피라는 것. 그래서 땀을 함부로 흘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땀을 흘리면 우리 몸의 진액과 양기(陽氣)가 함께 빠지는데 이것이 심하면 양기가 고갈된다. 양기 고갈에 따른 질환은 즉시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겨울을 한방에서는 장정(藏精)을 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한다. 나무들이 겨울이면 뿌리로 기운을 수렴하듯 우리 몸도 신장으로 정기를 저장하는 시기이다. 특히 이 겨울에 땀을 빼면 체력이 약해지고 면역기능에 손상이 온다.

모든 사람이 그렇지는 않지만 보통 뜨거운 찜질방이나 사우나에서 땀을 뺀 후 바로 찬물에 들어가거나 최근에는 얼음방이라고 하여 영하의 온도를 만들어 놓은 곳에 들어가 열을 식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것 역시 위험하다. 각종 한의학서에는 ‘땀을 흘리고 찬물에 들어가면 신장이 상한다’고 나와 있다. 냉기는 각종 관절질환 및 요통,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된다. 건강하고 혈기 왕성한 젊은 사람이야 냉온탕을 왔다갔다해도 되지만 노년층이나 평소 몸이 약하고 손발이 찬 사람은 절대 따라해선 안 된다.

평소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이나, 사우나 후에 몸이 나른하거나 입맛이 떨어지거나 숨이 잘 차거나 눈꺼풀이나 얼굴이 떨리는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사람은 일단 사우나 횟수와 지속시간을 줄여야 한다. 약간 피부가 촉촉해지는 정도로만 땀을 내면 된다. 땀을 흘리기 전후에는 수분을 반드시 보충해 주어야 한다. 이때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땀을 흘린 후에는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냉기는 주로 하체 쪽으로 많이 들어가므로 하의는 다소 길고 두껍게, 상의는 얇고 가볍게 입는다. 특히 평소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은 찬바람을 쐬면 좋지 않다.

최준영 대한한의사협회 학술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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