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소통]생명 불어넣는 사진의 연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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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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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키 오노데라 씨 서울 한미사진미술관서 개인전

일본 사진가 유키 오노데라의 ‘헌옷’ 시리즈. 그는 일상의 물건을 예측불허의 이미지로 표현해낸다. 사진 제공 한미사진미술관
일본 사진가 유키 오노데라의 ‘헌옷’ 시리즈. 그는 일상의 물건을 예측불허의 이미지로 표현해낸다. 사진 제공 한미사진미술관
하늘을 배경으로 헌 옷의 상반신을 올려보고 찍은 흑백사진, 스페인과 스웨덴의 ‘로마’를 찾아가 스테레오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임의로 짝짓고 채색한 작품, 잡지와 신문에서 오려낸 사람의 모습을 포토 몽타주로 조합해 촬영한 사진, 카메라 내부에 유리구슬을 집어넣고 붐비는 거리를 포착한 사진 등.

프랑스 파리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일본 사진가 유키 오노데라 씨(48)의 작업은 한 사람의 작업이라 믿기 힘들 만큼 사진의 소재와 접근 방법이 다채롭다. 독학으로 사진을 배운 그는 특정 스타일에 얽매이지 않고 네거티브의 조합, 디지털 처리, 스테레오 카메라 촬영 등 폭넓은 작업을 시도해 ‘사진의 연금술사’로 불린다.

일상 오브제를 낯선 이미지로 탈바꿈시키는 그의 개인전이 12월 4일까지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미사진미술관에서 열린다. 사진의 재현적 특성을 강조한 작품과, 이와 대척점에 자리한 비사진적 세계를 탐구한 사진 등 72점을 볼 수 있다.

‘헌 옷’ 연작은 크리스티앙 볼탕스키의 파리 전시에 출품된 헌 옷을 사들인 뒤 아파트 창문 앞에 걸어놓고 촬영한 초기작. 죽음의 상징 같은 사물에 새 생명력을 부여한 것으로 평가받으며 그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이 밖에 상표 없는 깡통이 미확인비행물체(UFO)처럼 공중에 부유하고, 세상에서 고립된 듯한 집이 어둠 속에 떠 있고, 한밤중에 거울에 반사된 플래시 불빛으로 비춘 실내를 촬영한 작품 등. 관습과 선입견에서 벗어나 사진의 가능성을 실험한 작품들과 만나는 자리다. 3000∼4000원. 02-418-1315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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