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섹션 피플]허기열 한국타이어 중국본부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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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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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타이어 20% 장악… 미쉐린 제치고 1위

中내수 급증… 제3공장 검토중

삼성전자 30년 근무하다 전직
“타이어-IT 다르지 않네요”

허기열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사장은 21일 “중국 내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에 제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저가용 브랜드 도입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한국타이어
허기열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사장은 21일 “중국 내 수요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에 제3공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중저가용 브랜드 도입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한국타이어
“진작부터 수출 물량을 줄이고 중국 내 판매 비중을 늘렸습니다. 현재의 생산능력으로는 중국 내수시장 수요도 감당하지 못하는 게 아닐까 걱정됩니다.”

허기열 한국타이어 중국지역본부장 사장은 21일 중국 상하이(上海)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시장이 엄청나게 크고 있다. 갓 만들어 ‘따끈따끈한’ 타이어를 바로 바로 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타이어는 중국 승용차용 타이어 시장에서 미쉐린, 브리지스톤 등 글로벌 업체를 제치고 점유율 20%로 당당히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글로벌 선두 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중국 시장에서 ‘점유율 20%는 대단한 수치’라는 것이 허 사장의 설명이다. 중국 내 자동차 판매 1위 업체인 상하이폴크스바겐의 점유율은 8.5%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국타이어가 타이어 부문에서 글로벌 영업이익을 전년의 5배 수준인 5493억 원으로 끌어올린 데에도 중국에서의 실적 호전이 크게 기여했다.

그는 “현재 중국 제3공장을 짓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며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가급적 빨리 결론을 내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공장이 들어설 지역과 규모에 대해서는 “중국 중서부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우리도 그리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만약 짓게 될 경우 초기 생산능력은 연간 1000만 개 규모로 승용차용 타이어와 상용차용 타이어를 함께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저장(浙江) 성 자싱(嘉興)공장과 장쑤(江蘇) 성 화이안(淮安)공장 등 기존의 한국타이어 중국 공장 2곳에서는 증설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두 공장의 현재 연간 생산능력은 각각 1900만 개, 1000만 개씩이다. 한국타이어가 중국에 제3공장을 짓게 되면 중국에서의 생산능력이 한국 내 생산수준(연산 4600만 개)에 근접하게 된다.

사실 허 사장은 연세대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삼성전자에서 30년 가까이 일한 정보기술(IT) 분야 전문가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 중국 전자총괄 판매법인 부사장을 지낸 바 있다. 그가 한국타이어에 합류한 것은 3년 전인 2007년이다.

‘전혀 다른 분야로 자리를 옮겨 생소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별로 다르지 않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초 중국 내 경쟁업체들이 감산(減産)에 들어갔을 때 한국타이어는 오히려 마케팅을 강화해 성공한 일화를 들려주면서 “이런 것을 보면 타이어나 전자제품이나 똑같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금 고민하고 있는 것은 수익성 문제라고 했다. 지금 수익률이 상당히 좋은 편이긴 하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되면서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급속도로 올라 원가 압박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허 사장은 “원가 절감 노력을 계속 추진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 좋은 가격을 받도록 하겠다”며 “장기적으로 중국에서 별도의 중저가 브랜드를 도입해 다양한 시장 수요에 대응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상하이=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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