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Q|장서희, 산부인과 그녀는…] 장서희는 지금 소개팅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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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4월 1일 07시 00분


“복수도, 연애도 다 잘 할 수 있어요.” 지난해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복수의 화신 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녀가 ‘산부인과’를 통해 로맨틱한 골드미스로 변신했다.
“복수도, 연애도 다 잘 할 수 있어요.” 지난해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 복수의 화신 으로 인기를 끌었던 그녀가 ‘산부인과’를 통해 로맨틱한 골드미스로 변신했다.
□ 종영 ‘산부인과’ 그 후… 장서희

누구 만나는 게 흠인가?
소개팅 2건이나 있어요

드라마 연애는 처음
복수의 화신 지웠다?
복수도 잘 하고
연애도 잘 하고
골드미스 딱이죠!


“소개팅 2건 대기 중.”

어하면 아하듯, 기자와 스타 사이의 인터뷰에는 서로 주고받는 일정한 형식이 있다. 뻔한 질문에 맞춰 마치 객관식 시험의 ‘사지선다’처럼 예상 가능한 답이 오가는 몇 가지 ‘합’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안쓰러운 눈빛으로 ‘힘들었죠?’라고 운을 떼며 작품을 끝낸 이후의 행보를 물으면, 상대는 으레 “여행을 떠나겠다”거나 “잠이나 실컷 자겠다”고 조금은 홀가분한 표정으로 상대가 예상하는 답변으로 되받아치는 식이다. 그런데 소개팅이라니…. 영화를 보다가 예상치 못한 ‘반전’과 맞닥뜨렸을 때 순간 가슴이 턱 막히듯이 흠칫 놀랐다. 이런 표정을 본 장서희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왜?’라는 무언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 나이에 (누굴) 만나고자 노력하는 게 흠도 아닌데….”


○ 장서희란 배우에 대한 선입견


선입견이란 게 있다. 배우에게는 이 선입견이 ‘지배적인 캐릭터’란 것으로 치환된다. ‘눈물의 여왕’이니, ‘섹시스타’니 하며 언론이나 누리꾼들이 이름에 앞서 붙여주는 수식어가 예컨대 지배적인 캐릭터다.

장서희에게도 늘 따라붙는 수식어가 있다. 일명 ‘복수의 화신’. 그녀의 출세작인 MBC 드라마 ‘인어아가씨’와 ‘아유’로 불리며 지난해 화제를 모았던 SBS 드라마 ‘아내의 유혹’에서도 깊은 한을 품고 복수를 하면서 따라다니는 것이다.

‘콩트는 콩트일 뿐 오해하지 말자’는 유재석의 유행어처럼, 드라마 속 역할일 뿐이니 실제로도 그럴 거라는 생각은 안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사실 극중 역할과 실제 인물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장서희가 ‘아유’의 민소희와 조금이라도 닮은 구석이 있다면 이 인터뷰는 살얼음판을 걷는 느낌이었을 텐데…. 그런데 이렇듯 ‘쿨’하게 “소개팅”이란 말이 나오지 않는가.
○ 장서희를 깨다.

그녀가 최근작인 SBS 드라마 ‘산부인과’는 연기자 장서희의 영광이자 굴레이기도 했던 ‘복수의 화신’ 이미지를 상당 부분 희석시켜주었다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산부인과 의사 서혜영을 통해 그녀가 보여준 것은 냉철한 직업의식과 따뜻한 인정 또 “‘샤방’한 연애도 할 줄 아는” 골드미스의 모범이었다고 할까.

복수의 변주만 주문해 왔던 안방극장이 장서희에게 준 흔치 않은 변신의 기회였다. 그녀는 밤새기 일쑤인 촬영 강행군에 버거운 경쟁 드라마였던 ‘추노’와도 맞서며 결국 이겨냈다. ‘산부인과’를 통해 로맨틱한 골드미스로 연착륙에 성공한 그녀, 복수와는 이제 안녕인가. 장서희는 웃었다. “복수도, 연애도 다 잘 할 수 있다”면서.
○ 대리만족

드라마의 큰 매력 가운데 하나는 보는 이에게 대리만족을 준다는 게 아닐는지. 이러한 장점은 연기하는 배우에게도 유효하다. 장서희에게 ‘산부인과’는 가상일뿐이지만 모처럼의 연애 감정이란 대리만족을 안겨줬다.

“드라마에서 얼마 만에 이런 로맨스를 했는지…. 아마 처음일 걸요.”

‘처음’이란 단어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덧붙여 그녀는 “일이 우선인 인생에 이런 대리만족이라도 필요한 것 아닌가”라며 되물었다.

물론 소개팅에도 나설 만큼 현실에서도 사랑받고 싶은 여자이지만, 그럼에도 장서희는 ‘사랑과 일의 성공을 택하라면’이란 극단적인 상황까지 언급하며 “아직까진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인어아가씨’와 ‘아내의 유혹’으로 방송사를 넘나들며 연기대상 2관왕을 누린 그녀가 이제 무엇을 더 받겠다고. 설마 KBS까지? 장서희는 순간 손사래를 쳤지만 표정으로 미뤄볼 때는….
○ 엄마

‘장서희에게 ‘산부인과’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또 있었다. 그녀는 “엄마”라고 했다. “우리 엄마도, 학부형이 된 내 친구들도, 산부인과에서 촬영하며 수없이 마주친 예비 엄마들”이 그 대상이다.

그녀는 덧붙여 “여자가 얼마나 위대한 존재인지 남자들은 직접 봐야 안다”고 핀잔을 줬다. 드라마 촬영을 위해 몇 차례 출산 장면을 직접 지켜본 장서희는 “의례적으로 아이를 낳는다니까 (남자들은) 쉬운 줄 아는데…보고 나면 엄마에 대한 경외감이 절로 들 것”이라고 했다.

소개팅에 앞서 어머니와의 여행이 먼저라고 그녀는 ‘철 든 딸’의 모습을 보였다. 장서희 자신도 엄마가 되고 싶다는 욕심은 없는 것일까. 일에도 순서가 있는 법. 그녀는 요즘 들어 조금 달라진 자신의 이상형을 술술 늘어놓았다.

“드라마 ‘산부인과’에서 고주원이 연기했던 ‘이상식’같은 남자. 드라마에서 겪어보니 자상한 남자가 매력있더라고요.”
○ 장서희는 누구?

1972년 태어난 그녀는 아역스타로 화려한 유년 시절을 보낸 뒤, 1898년 MBC 공채 탤런트로 성인 연기자의 길에 들어선다. 그리고 13년간 이어진 인고의 시간을 거쳐 첫 주인공의 기회가 주어진다. 출세작인 MBC 일일 드라마 ‘인어아가씨.’ 이 드라마로 ‘고생 끝, 행복 시작’일 줄 알았지만 그 또한 쉽게 허락되진 않았다. 화려한 재기는 6년이 지난 후에 찾아온SBS 일일 드라마 ‘아내의 유혹’이다. 그녀는 2편의 드라마로 MBC, SBS 연기대상을 수상했다. 최근작은 SBS 미니시리즈 ‘산부인과.’ 이 드라마를 통해 그녀는 로맨틱한 골드미스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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