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올해 자동차 색상 갈색-녹색이 뜨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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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3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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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근한 느낌의 밝은 갈색
경제위기 극복 희망 담겨
친환경바람에 녹색도 인기

“올해 세계 경기는 느리게, 지역마다 다르게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독일에 본사를 둔 다국적 석유화학제품 회사 바스프(BASF)의 위르겐 함브레히트 회장은 지난달 25일 2009년 실적을 발표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불확실성 때문인지 올해 경기회복에 대한 세계인의 염원은 어느 때보다 강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분위기가 자동차의 색상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입니다. 바스프 컬러디자인 스튜디오의 디자이너 에바 회플리 씨는 올해 자동차 색상으로 부드러운 갈색과 옅은 녹색 계열을 제안했습니다.

회플리 씨가 브로슈어를 펼쳐 ‘언체인드 앰버(unchained amber)’ ‘비트폴링 클라우드(bitfalling clouds)’라고 이름붙인 색상을 보여 줍니다. ‘언체인드 앰버’는 붉은 톤의 갈색인데 보는 각도에 따라 붉은색의 농도가 조금씩 달라집니다. ‘비트폴링 클라우드’는 금속질의 광택이 옅은 녹색 위에서 반짝입니다.

회플리 씨는 “사람들은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마음을 푸근하게 만드는 갈색 계열에 마음이 쏠리고 있다”며 “녹색도 환경 이슈 덕에 트렌디한 색상으로 떠올랐다”고 설명합니다. 그는 “둘 다 흔치 않은 색상인데 최근 들어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바스프와 현대자동차가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할 차세대 하이브리드 콘셉트카 ‘아이플로’도 옅은 광택을 띤 녹색 계열 색상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 세계 자동차의 색상은 놀라울 정도로 일부에 한정돼 있습니다. 보수적이고 중성적인 느낌의 은색 검은색 흰색 회색이 대부분입니다. 지난해 듀폰은 이들 4가지 색이 전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이고 한국에서는 87%나 된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디자이너들은 올해도 이들 4색이 가장 많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갈색과 녹색은 또 다른 매력으로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회플리 씨는 “갈색과 녹색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자동차 외에 패션과 가구 등 라이프스타일에서도 눈에 띈다”고 말합니다.

올해 자동차를 살 계획이 있으신지요? 혹시 은색 검은색 흰색 회색이 아니라 갈색이나 녹색 계열의 자동차로 눈길이 가는 자신을 발견한다면 ‘경제위기’와 ‘환경’에 대한 이슈를 통해 먼 나라 사람들과 감성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뮌스터(독일)에서>

김현지 산업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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