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오프블로그/트렌드]TV 미래전쟁, 하드웨어서 콘텐츠로

  • 입력 2009년 9월 8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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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09’에 테두리와 화면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 TV’를 내놓은 LG전자가 제품홍보를 위해 3D 아티스트 이벤트를 열었다. 독일의 3D 예술가 에드거 뮐러 씨가 베를린 중앙역 광장 바닥에 시원한 바닷가 풍경을 3D로 선보였다. 베를린=연합뉴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09’에 테두리와 화면 경계를 없앤 ‘보더리스 TV’를 내놓은 LG전자가 제품홍보를 위해 3D 아티스트 이벤트를 열었다. 독일의 3D 예술가 에드거 뮐러 씨가 베를린 중앙역 광장 바닥에 시원한 바닷가 풍경을 3D로 선보였다. 베를린=연합뉴스
베를린 가전쇼 ‘IFA 2009’ 내일 폐막

독일 베를린에서는 4일(현지 시간)부터 9일까지 5박 6일 일정으로 유럽 최대 전자제품 전시회인 ‘IFA 2009’가 열리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하드웨어 경쟁보다 콘텐츠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필립스, 도시바 등 TV 제조사는 일제히 PC 없이 TV로 인터넷 콘텐츠를 공급받는 브로드밴드 TV를 전시했습니다.

지난해와 달라진 점은 이들 TV 제조사와 제휴한 콘텐츠 사업자가 부쩍 많아졌다는 것입니다. 유튜브나 해당 지역의 뉴스채널은 기본이고 온라인영화 대여업체와 제휴한 곳도 있습니다. 향후 TV 전쟁의 향방은 누가 킬러 콘텐츠를 확보했는지에 달린 것으로 보입니다.

소니와 파나소닉이 경쟁적으로 내놓은 3차원 입체영상(3D) TV도 비슷한 맥락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3D TV 기술에 관해서는 국내 기업들도 일정 수준을 갖췄습니다. 다만 현재 3D TV는 볼 수는 있되 볼 게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콘텐츠 차이가 나기 때문이지요. 소니와 파나소닉은 각각 워너브러더스, 20세기폭스사와 콘텐츠를 제휴해 3D TV에서만큼은 1위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TV의 크기 및 두께 경쟁이 사라진 것도 이번 전시회의 특징입니다. 파나소닉이 ‘세계에서 가장 큰 TV’라며 150인치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TV를 전시한 게 전부였습니다. 각 업체가 전시장 내 친환경 부스를 아예 따로 만든 점도 눈에 띕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대부분의 기업은 발광다이오드(LED)를 광원으로 하는 액정표시장치(LCD) TV와 기존 LCD TV 화면을 두 개 놓고, 소모 되는 전력을 TV 밑 전광판을 통해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등의 방법을 썼습니다.

이와 함께 한국 기업이 IFA 전시회 트렌드를 주도했다는 점도 특징입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출시한 LED를 광원으로 하는 LCD TV가 주요 글로벌 업체로 확산됐습니다. TV 경쟁에서 뒤처진 도시바와 샤프는 이번에 LED TV를 공개했습니다. 심지어 중국 하이얼도 두께 2.9cm의 LED TV 46, 40, 32인치짜리를 내놓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기업들은 이미 브랜드 이미지가 높아졌기 때문에 이들 기업은 단순히 브랜드를 알리기보다는 감성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이미지 구축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은 4일(현지 시간) ‘디지털 휴머니즘’이라는 주제의 기조연설에서 귀여운 모습의 클레이 인형이 등장하는 장면으로 시작된 영상을 배경으로 ‘내가 태어난 곳은 섬이었다. 우리 집에만 전화가 있었는데, 친구에게 전화가 오면 달려가 알리는 게 어린 내가 하는 일이었다’는 말로 청중의 감성을 자극했습니다. 또 강신익 LG전자 홈엔터테인먼트 사장도 프레스콘퍼런스에서 경계를 없앤 TV인 ‘보더리스 TV’를 소개하면서 베를린 장벽의 붕괴 등을 담은 동영상을 배경으로 연설을 했습니다.

베를린=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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