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스인훙]티베트 해법은 대화와 타협

  • 입력 2008년 9월 5일 03시 00분


티베트 문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하나는 중국 정부와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 및 서방 지지자 간의 대립이다. 또 하나는 중국 내부의 티베트 정책과 관련된 것이다. 여기서는 후자만을 논하고자 한다.

티베트 문제는 중국 내 티베트의 법률적 지위, 다른 자치지역과의 형평성, 정교(政敎) 분리 등 티베트 내 정치구조, 티베트의 정치변화 방식 등 크게 4가지 범주에서 의견이 크게 갈린다.

또 달라이 라마 망명정부를 지지하거나 동조하는 세력을 제외하면 티베트 문제의 당사자는 크게 중국 정부와 인민, 달라이 라마, 티베트 망명정부의 독립추구 과격세력 등 3가지로 나뉜다.

이들은 상술한 4가지 범주에서 서로 다른 원칙과 자세를 갖고 있다.

먼저 중국 정부와 인민은 티베트가 중국 영토에서 절대 뗄 수 없는 일부분으로 중국은 티베트의 주권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

중국 헌법상 티베트는 중앙정부 통치 아래 있는 민족자치구이며 티베트의 정치체제는 1959년 반란(티베트의 독립 봉기를 의미)을 평정한 뒤 형성된 것으로 이는 뒤엎어져선 안 된다.

중국 정부는 협상을 통한 티베트 정치체제의 합리적인 변화와 개선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폭력과 동란, 외부세력에 의한 변화는 용납할 수 없다.

둘째, 달라이 라마는 중국이 티베트의 주권을 갖고 있다는 데 동의하며 티베트의 독립을 추구하지도 않는다. 티베트 내에서 중국 헌법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하며 중국 헌법의 큰 틀 안에서 티베트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하지만 티베트는 중국에서 지극히 특수한 지역으로 다짱취(大藏區·티베트자치구뿐 아니라 티베트인이 사는 모든 지역으로 현 자치구의 2배 넓이)에서 고도(高度)의 자치(정치 외교는 중국이 행사하되 행정 종교 문화는 티베트인이 직접 처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는 티베트 정치체제 변화를 위해 중국과의 협상과 동시에 서방 국가를 활용한 압력 넣기 등 양면전술을 구사하지만 협상을 위해 정교일치와 달라이 라마 제도 등 중요 문제에 관해 당초 주장을 포기할 수 있다는 유연한 자세다.

셋째, 티베트 망명정부의 독립추구 과격세력은 티베트는 중국의 일부분이 아니며 반드시 독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티베트의 현행 정치 사회 체제는 반드시 바뀌어야 하며 달라이 라마와 중국 정부의 협상을 비난한다. 이들은 중국 내에서 티베트인의 폭동과 폭력, 파괴활동을 지원한다.

3자의 이런 기본자세를 놓고 분석해 볼 때 티베트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달라이 라마와 망명정부의 과격세력을 분리해 바라볼 필요가 있다. 또 달라이 라마의 주장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받아들일 수 있는 것과 용납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통해 달라이 라마와의 대화로 받아들일 수 있거나 비교적 받아들이기 쉬운 것을 늘리고 용납할 수 없는 부분을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

중국 정부는 대만 문제와 관련해 오랜 기간 대만의 법적 독립 방지를 마지노선으로 정한 뒤 이를 위해 노력해 왔다.

티베트 문제에서도 중국은 달라이 라마가 최근 보이는 태도 변화를 중시해야 한다. 달라이라마는 중국의 주권을 인정하고 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며 폭력과 동란을 지지하지 않았다. 또 중국 정부와의 대화와 협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이에 상응하는 창조적인 사고와 전략, 정책이 절실한 때다. 물론 달라이 라마와의 협상이 가져올 부작용과 위험성도 결코 과소 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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