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사이언스]설탕세제는 무슨 원리로 만드나요?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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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설탕세제는 무슨 원리로 만드나요?

경기 안양시 동안구 평촌에 사는 40대 주부입니다. 요즘 마트에 가면 과일 야채 같은 식품이나 식기를 세척하는 데 쓰는 세제를 볼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설탕으로 만든 세제도 있던데, 설탕이 어떻게 세제로 작용할 수 있는지 궁금해요. 원래 쓰던 세제와는 전혀 다른 원리인가요?

A : 올리브 지방과 혼합 ‘계면활성제’ 효과 내요

옛날 어머니들은 빨래를 할 때 설탕물을 쓰기도 했답니다. 물에 설탕을 넣으면 빨래가 잘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전문가들은 실제로 설탕이 그릇이나 섬유에 붙어 있는 물때를 제거하는 데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설탕 분자가 물때를 둘러싸 그릇에서 떼어낸다는 거죠.

하지만 설탕은 기름때를 제거하진 못합니다. 물과 친한 설탕 분자는 기름에 잘 달라붙지 못하거든요. 결국 설탕 자체만으로는 세제로 쓸 수 없다는 얘기죠.

가정에서 보통 사용하는 세제의 주성분은 계면활성제입니다. 계면활성제는 물에 잘 달라붙는 부분(친수기)과 기름에 잘 달라붙는 부분(친유기)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기름때를 둘러싸 떼어내는 것은 친유기의 몫입니다.

설탕은 친수기로 작용할 순 있지만 친유기가 되진 못하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동식물에 들어 있는 지방 성분을 설탕에 붙여보기로 했어요. 동식물의 지방을 친유기로 사용하려는 겁니다.

최근 시중에 나온 설탕세제는 바로 이 같은 아이디어로 개발됐습니다. 사탕수수에서 얻은 당과 올리브 같은 식물에서 추출한 지방을 혼합 비율이나 반응 속도 등을 적절히 조절하고 결합해 계면활성제와 유사한 구조로 만들었어요. 여기서 설탕은 친수기로 작용할 뿐 아니라 기름때가 씻겨나간 부분을 감싸 때가 다시 달라붙지 못하게도 하고, 친유기 부분이 서로 뭉치지 않게도 합니다.

요즘은 설탕뿐 아니라 과일에 들어 있는 아미노산, 마른 오징어 표면에 붙어 있는 흰 가루(타우린) 등 여러 가지 식품의 성분을 원료로 천연세제를 만드는 방법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어요. 천연세제는 석유에 들어 있는 성분을 이용해 합성하는 일반적인 세제에 비해 인체에 해가 적어 과일이나 채소, 식기 등을 씻는 데도 사용할 수 있답니다. 물에서 쉽게 분해된다는 것도 또 다른 장점입니다. 물속에 사는 미생물이 천연세제를 먹고 물과 이산화탄소로 변형시켜 배출하니까요.

(도움말: 한국화학연구원 이병민 박사, 그린케미칼 소재춘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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