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후반전 대비하기 30선]<23>은퇴 없는 삶을 위한 전략

  • 입력 2006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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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살아 있다는 것이 흥분되는 순간이다. 뇌 연구로 인류 역사상 가장 극적인 수명 연장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 살아 있는 100세인 대부분과는 달리 여러분이 100세까지 산다면 당신이 배운 것을 더 잘 기억하고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뇌 과학이 여러분을 도와 줄 것이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여러분은 ‘우리 인생의 종착역인 인생의 후반부를’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여러분은 기억할 만한 가치가 있는 다양하고 풍요로운 삶을 확인하는 즐거운 일에 도전하면 된다. ―본문 중에서》

100세까지 빵빵하게 사는 법

나는 얼마나 오래 살 수 있을까? 그것도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 수 있을까?

다양한 분야의 과학적 연구와 양성자 방사 단층촬영법(PET) 등 최신 뇌 영상 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우리는 우리의 부모나 조부모보다 더 오래, 100세까지 살 가능성이 훨씬 높다. 공식 기록으로 가장 오래 살았던 장 칼망 할머니는 122세까지 살았다. 한국 여성의 평균수명은 이미 80세가 넘었고 2050년이면 한국 인구 3명 중 1명은 65세 이상이 되리라고 한다.

100세 장수인으로서 짐스러운 존재가 될 것인가, 아니면 생산적이고 활기찬 존재가 될 것인가. 문제 해결을 사회적 책임으로 돌려도 될 것인가, 아니면 우리 스스로 노력해야 하는 것인가. 이것이 바로 이 책의 원래 제목이자 주제인 ‘장수 전략’이다. 장수 전략의 목표는 결코 영원히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풍요롭게 100세까지 사는 것이다.

구체적인 장수 전략은 무엇인가. 첫째, 우리의 뇌에 대해 더 많이 알자. 뇌와 몸의 상호작용을 제대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둘째, 적극적으로 뇌를 사용하자. 몸과 마음이 더욱 건강하게 될 것이다. 셋째, 은퇴가 없는 생산적인 후반기의 삶을 준비하자. 좀 더 풍요롭게 100세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100세인이 되는 것은 타고난 유전적 요인이 전부가 아니다. 유전자는 우리 건강의 25% 정도에만 관여하는 반면 환경과 행동이 나머지 75%를 좌우한다. 노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기 위한 생활 습관과 행동의 근거를 저자들은 뇌 과학에서 찾고 있다. 노년에도 젊은이와 같이 생생한 기억력을 유지하면서 건강한 신체로 장수하는 방안을 세계적인 뇌 과학자들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저자들은 인생 사이클에서 은퇴라는 단어를 삭제하자고 주장한다. 건강은 한 개인의 몸에 국한된 것이 아니며 마음의 건강과 사회적 건강이 병행돼야 한다. 이들은 늙는다는 것을 삶에 흥미를 잃는 것, 변하기에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 삶이 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믿는 것, 목표를 세우고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이며 경이로움을 느끼지 못하고 무료함만을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시간의 흐름에 따른 생리적 노화와 달리 이 같은 노화는 막을 수 있으며 은퇴라는 용어는 불필요하다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책을 읽다 보면 경영의 전문가, 임상의사이며 뇌과학 전문가인 두 저자가 그려 가는 최첨단 뇌과학의 대중화와 현실 적용 전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종류의 책은 전문 용어의 번역이 서툴러 원작의 의미가 희석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 책은 전문적인 번역 솜씨가 돋보인다. 최신 의료 정보를 포함해 상당한 전문성을 지녔지만 편안하게 읽힌다. ‘유병장수’ 대신 ‘무병장수’를 원한다면 이 책을 통해 100세를 빵빵하게 사는 법을 터득해 보자고 속삭이고 싶어진다.

백현욱 분당제생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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