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눈/마이클 오핸런]美민주당의 북핵 요리법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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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7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약진이 예상된다. 공화당이 국가 안보에서 민주당보다 우월하다는 ‘신화’는 이라크전쟁의 실패로 무너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시 정책’에 반대하는 것 이상의 무언가를 모색해야 한다.

나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커트 캠벨 부소장과 지난달 ‘하드 파워-국가 안보의 새로운 정치학’을 출간했다. 그 책에서 왜 국가 안보 이슈가 정치 지도자들이 반드시 넘어야 할 사안인지를 밝혔다. 첫째, 미국에서 최소한 유권자 2500만 명이 과거나 현재에 군복을 입었거나 입고 있다. 따라서 국가 안보 이슈는 선거 때마다 핵심 쟁점이 됐다. 둘째, 미국인은 헌법이 대통령에게 부여한 외교안보 정책 결정권을 잘 안다. 따라서 유권자들은 미래의 지도자가 전쟁과 평화를 보는 자신의 생각을 소상히 밝히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며, 그것이 자신들의 권리라고 믿는다. 셋째, 국방 문제는 세금이나 의료보험을 논의할 때보다 지도자의 됨됨이를 더 많이 드러냄으로써 유권자의 선택을 돕는다.

미국의 대통령을 희망하는 정치인이라면 국가 안보를 핵심 공약 최상위권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안보 문제에 절대 약하지 않은 민주당 혹은 온건 중도파를 뜻하는 ‘하드 파워 민주당’ 혹은 ‘하드 파워 중도파’란 정확히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적어도 안보 문제에 대한 관심의 수준만큼은 중도적 인사들이 보수적 공화당 및 신보수주의자(네오콘)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믿는다. 특히 미국을 공격하려는 적에게 단호히 무력을 사용하고, 테러범으로부터 미국을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미국 안보의 개념이 달라졌다는 이유로 표현을 부드럽게 고치고, 개념을 재조정하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드 파워 중도파는 또 사회 문제엔 민주당식의 개방적인 선택을 하면서, 안보 문제엔 공화당의 전통 추종 그 이상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

나는 이런 점에서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안보정책과 철학에 주목한다. 그의 정책은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과는 판이했다. 그는 미국의 힘을 사용할 때의 겸허함, 외교와 연합세력 구축을 중시하는 문화, 지역별 정치적 현실을 감안한 정책, 외교정책 설정 과정의 진지함을 보여 주었다.

좋은 하드 파워 중도파가 되려면 부시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전통을 따르는 것도 한 방법이다. 나는 민주당원이지만, 민주당 클린턴 행정부보다 공화당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역사에서 더 주목받을 것이란 점을 인정한다.

하드 파워 민주당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연구해야 한다. 그가 보여 준 강력한 민간인 리더십이 조금만 더 부드럽게 적용된다면 바람직한 결과를 얻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국가 안보에 진지한 지도자라면, (부시 대통령이 통과시키면서 여론을 갈라놓았지만) 애국법과 같은 예방적 테러 대응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도 인식해야 한다. 다자협상 지상주의에 빠지지 않는 범위 안에서 동맹 형성의 중요성도 깨달아야 한다.

하드 파워 중도파식 접근법에서 본다면 북한 핵 해법은 부시 대통령은 물론 클린턴식 접근법과도 달라야 한다. 한중일 등 지역 파트너와 함께 당근과 채찍이 포함된 전략을 세워야 한다. 미국은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을 하도록 장려하는 대화를 해야 하며, 실제로 어떻게 도울지를 천명해야 한다. 동시에 이런 대화가 실패할 때 훨씬 가혹한 경제 제재에 나서겠다는 다짐도 한국과 중국에서 받아야 한다.

하드 파워 민주당은 부시 전 대통령의 외교 철학을 21세기적 구조에 맞게 따르는 것이다. 소프트 파워라는 말을 창안한 조지프 나이의 표현을 빌리자면 이런 중도파는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를 효과적으로 섞어서 ‘스마트 파워’를 형성함으로써 미국의 당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마이클 오핸런 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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