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의 캐넌슛]뜨거운 월드컵… 차가운 K리그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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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을 보면 월드컵이 며칠 남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월드컵은 이제 애국심 고취는 물론 국가적인 열풍을 만들었다. 한국전이 있는 날이면 길거리 곳곳에서 ‘대∼한민국’ 구호를 쉽게 들을 수 있고, 붉은색 의상은 일종의 유행병처럼 한국 사회에 침투했다.

언론은 ‘붉은악마’로 대표되는 축구 응원에는 지역 감정, 학력 차별, 인종 차별이 없다면서 국민 통합을 이룰 수 있는 기회로 분석했다. 월드컵이 우리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한국에서 불고 있는 월드컵의 의미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을 단면적으로 볼 수 있게 한다. ‘하나’가 된다는 것은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을 외치면서 전 국민이 하나가 된다는 것은 감동적이다. 이런 감동을 다시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잠시 생각해 보게 된다.

먼저 현장에서의 준비가 잘 되어야 한다. 준비라는 것은 월드컵에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드는 것이다. 전술적인 부분의 준비와 상대에 따른 전략적인 방법 그리고 상대팀을 분석하고 구체적으로 개인의 성향까지 파악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흥분을 잘하는 선수가 누구인가를, 또 공격 성향이 강한 선수이지만 수비 능력은 떨어지는 선수가 누군지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월드컵에서의 전체적인 그림은 감독이 준비하겠지만 선수 개인은 상대 선수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파악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은 2002년에 비해서 경험이 많은 선수가 위치별로 포진해 있기 때문에 이번 월드컵에서는 자신감을 갖고 경기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월드컵 개막일이 다가오면서 축구인의 한 사람으로 월드컵이 끝난 후의 한국 축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대표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국민적인 축제가 된 한국 축구. 하지만 하루아침에 세계 정상으로 올라갈 수는 없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세계 톱10에 들기 위해서 몇 년 전부터 축구 인프라 구축을 위한 노력이 다방면으로 진행되고 있다. 축구 환경, 지도자 교육, 유소년 양성 등 여러 방면으로 차곡차곡 진행형으로 발전되고 있다. 특히 프로축구 J리그의 발전이 축구팬 확보로 이어져 축구선수들이 자연스럽게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동기 유발이 된다고 보고 프로축구 발전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한국 프로축구 K리그의 현실을 보면 몇몇 경기를 제외하고는 축구팬의 무관심으로 경기장이 썰렁해 선수들이 신명 나게 경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닌 것 같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가 발표된 시점부터 다양한 정보전에 들어가는 등 독일 월드컵은 사실상 막이 올랐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올라갔다는 것은 세계 축구계에서는 ‘기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선수들이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는 자세를 보면 다시 한번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게 한다.

황보관 오이타 트리니타 선수육성 총괄부장 canonshooter1990@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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