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업그레이드된 ‘거평이’…‘거울공주 평강이야기’

  • 입력 2006년 4월 7일 07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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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사진 제공 간다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사진 제공 간다
똘망똘망하던 꼬마가 늠름한 청년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는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초연(2004년) 당시 소리 소문 없이 막을 올린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를 찾아가서 본 눈 밝은 관객이라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돼 다시 무대에 오르는 이 작품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마니아들 사이에서 ‘거평이’로 불렸던 이 뮤지컬은, 대학로 기획자들이 ‘제작비’만 탓하고 있을 때,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열정과 아이디어”라는 것을 증명하며 신선한 자극을 주었던 작품이다.

젊은 극단 ‘간다’의 첫 작품인 이 뮤지컬은 허름한 무대와 변변치 않은 의상, 빈약한 가창력 등의 약점을 독특한 아이디어와 8명의 배우들이 땀으로 빚어 내는 몸짓으로 극복했다.

입소문으로 이어진 관객 덕분에 겨우 100만 원의 제작비로 시작했던 ‘거평이’는 이제 3억5000만원을 투자받은 ‘대학로 드림’의 한 사례가 됐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미숙함마저 풋풋함으로 받아들여지던 ‘좋은 시절’도 끝났다.

7일 새롭게 선보이는 ‘거평이’는 일단 시각적인 부분에서 많이 바뀌었다. 무대는 좀 더 입체감을 주어 깊어졌고, 의상도 바뀌었다. 배우들도 ‘보컬 트레이닝’을 받아 가창력 부분도 보완됐고 배우들이 아카펠라 화음으로 부르는 스캣송이 한 곡 더 추가되는 등 음악 부분도 좀 더 다듬어졌다.

무대는 더 세련돼 졌지만, 이 작품이 갖는 매력은 여전히 ‘소박한’ 감동에 있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라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를 ‘야생 소년과 평강공주의 시녀’의 사랑 이야기로 슬쩍 비틀어 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신체훈련이 잘 된 배우들이 몸짓과 목소리만으로 빚어 내는 백조, 동굴, 나무, 호수 등 갖가지 이미지들은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자 장점이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관객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5월 21일까지. 화∼금 8시. 토 4시 7시. 일 3시 6시. 대학로 예술마당1관. 2만∼3만 원. 02-501-7888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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