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재즈? 펑키!… 불손함이 넘친다… 지나 첫 콘서트

  • 입력 2006년 1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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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21일 첫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여성 뮤지션 지나. 사진 제공 헉스뮤직
20, 21일 첫 콘서트를 앞두고 있는 버클리 음대 출신의 여성 뮤지션 지나. 사진 제공 헉스뮤직
“머리 박아?!”

양복 차림의 한 남성이 거꾸로 맨홀에 빠진 모습을 담은 공연 포스터가 도발적이다. 그 위에 실린 폭력적인 제목은 잠을 확 깨운다. 남자들이라면 공유하고 있을 중고교 시절 학교 운동장 담 밑이나 내무반 옆 으슥한 복도에서 “정신통일”을 외치며 머리 박던 기억…. 이런 유쾌하지 않은 명령을 외치는 아티스트는 누구지? 튀기 위한 계략? 오케이. 어디, 공연하겠다는 사람, 한번 나와서 머리 들어!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여기까지 왔다면 그녀가 웃으며 이렇게 얘기할 것이다. “예상대로 저의 첫 번째 콘서트에 오셨군요. 자, 이제 머리를 흔들 시간입니다.”

포스터의 주인공은 미국 버클리 음대 출신의 여성 재즈 뮤지션 지나(30). 작곡가이자 재즈 피아니스트인 그녀의 첫 번째 콘서트 ‘펑키 그루빙 프로젝트-머리 박어?!’는 그녀의 펑키한 불손이 담긴 공연이다. 재즈라는 큰물에 펑키, 랩, 힙합 등 흑인들의 음악 형식을 섞어 만든 그녀의 음악은 ‘정통’을 따지는 재즈 골수팬들에겐 달갑지 않을지 모른다. 외모로만 봐도 ‘뮤지션’이라 하기엔 미모나 섹시함이 앞선다. 여기서 그녀, 긴 생머리 한번 흩날리며 말한다. “재즈? 펑키? 둘 다 어때?”

그러나 불손함은 여기까지다. 지난해 7월 발매된 그녀의 데뷔 음반 ‘지나그램’을 들어본 사람들은 “외국 뮤지션 음반이야?”, “누가 이런 세련된 음악을 만들었지?”로 칭찬 일색이었다.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히어 위 고’나 끈적끈적한 피아노 연주로 재탄생된 김민기의 ‘봉우리’, 펑키한 힙합 재즈곡 ‘저스트 라이크 듀크’ 등은 ‘US3’나 ‘벅 샷 리퐁크’ 등 외국 재즈 뮤지션의 음반 수준에 뒤지지 않았다.

지나의 첫 번째 콘서트 ‘머리 박어?!’는 20일 8시, 21일 4시와 8시 서울 홍익대 앞 클럽 ‘롤링홀’에서 진행된다. 그녀의 피아노 연주에 그룹 ‘긱스’의 멤버 이상민의 드럼, 흑인 보컬 코리아나 루이스의 끈적한 목소리, 여기에 추임새처럼 들리는 DJ의 스크래치 소리와 랩…. 그녀가 조리한 흑인음악 ‘섞어찌개’에 일단 머리부터 박고 맛을 보아야겠다. “정신통일”이 아닌 “펑키통일”을 외치면서 말이다. 02-577-0590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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