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아홉 살의 필독서 50권]<38>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 입력 2005년 1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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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의 주례사에서 흔히 주례가 하는 말은 신랑 신부가 신뢰와 존중으로 평생을 사랑하며 살아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신뢰’ ‘존중’이라는 말이 갖는 의미는 모두 알고 있지만 그 ‘신뢰’와 ‘존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도를 잘 알거나 충분히 훈련한 상태에서 결혼생활을 시작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이 책에 흔히 쏟아지는 예찬이 ‘이혼 직전의 2만5000여 부부를 고통에서 구한 책’이라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이 책은 부부가 어떻게 서로 따뜻하게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책은 결혼을 앞뒀거나 결혼한 사람만을 위한 책일까? 그렇지 않다.

미국의 인간관계 상담 카운슬러인 저자는 남자와 여자를 화성과 금성이라는 각기 다른 행성에서 온 존재로 설정함으로써 남녀의 차이를 설명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청소년들은 이 책을 통해 더 명쾌하게 남성성 또는 여성성을 이해하고 어떻게 서로 존중하고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남성과 여성의 전형적인 특징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것처럼 이 책에서 말하는 ‘화성인’과 ‘금성인’이 꼭 남성과 여성만을 지칭한다고 좁게 볼 필요는 없다. 모든 사람은 화성인과 금성인의 측면을 각기 다른 비율로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꼭 남편과 아내, 또는 남자와 여자만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의 관계 설정에 대한 대단히 구체적인 사례 연구서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화성인과 금성인의 행동 양식과 언어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런 행동 양식을 갖고 있는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이며 앞으로 결혼생활에서 만나게 될 배우자, 그리고 결혼생활에 앞서 청소년들이 사회에서 끊임없이 만나게 될 수많은 타인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욕망에 대한 절제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때로는 가족을 위한 특별한 헌신과 봉사를 요구하는 우리 사회에서 욕망이 충분히 존중받지 못하는 현실은 종종 ‘관계의 해체’를 불러오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자신의 남성(남성성) 또는 여성(여성성)을 알고 자신과 타인의 욕망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주고 동시에 자신의 행동과 욕망을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우리는 상대가 만일 우리를 사랑한다면 그들이 마땅히 이러이러하게―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할 때 행동하고 반응하는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행동하리라는 그릇된 믿음을 갖고 있다. … 서로의 차이를 명확히 인식하고 존중함으로써 우리는 이성을 대할 때의 혼란스러움을 줄일 수 있다.”

이 책은 막연한 신뢰와 존중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상대방의 말과 행동의 의미를 읽고 예상되는 갈등에 대한 구체적인 대처 방안과 기술을 훈련할 수 있는 기회와 동기를 제공한다. 그뿐만 아니라 남성과 여성을 이해한다는 것이 나아가 사람들에게 내재된 남성성과 여성성을 이해하는 것이라고 보면, 이 책은 앞으로 대인관계를 더 따뜻하게 풀어 가기 위한 지침서로서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서경원 상명대부속여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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