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앙코르! 마리아…한전아트센터로 무대 옮겨

  • 입력 2004년 12월 30일 15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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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조아뮤지컬 컴퍼니
사진 제공 조아뮤지컬 컴퍼니
‘마리아 마리아’는 ‘좋은 작품은 관객이 알아본다’는 소박한 진리를 확인시켜줬던 창작 뮤지컬이다.

지난해 8월 서울 대학로의 130석 규모 소극장에서 처음 막을 올렸던 이 작품은 입소문을 통해 그 진가가 알려져 지금까지 4만 명이 넘게 다녀갔다.

‘마리아 마리아’는 올해 ‘한국 뮤지컬 대상’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비롯해 각본상, 음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 상을 휩쓸면서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여세를 몰아 그동안 공연해 온 대학로 소극장을 벗어나 1000석 규모의 서울 서초동 한전아트센터 큰 무대로 옮겨 23일부터 공연 중이다.

초연 때 마리아 역을 맡아 이번에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강효성(마리아)과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해 온 이소정이 더블 캐스팅됐다. 이 밖에 마리아의 어머니 역에 가수 윤복희, 예수 역에 박상우, 김현성, 이필승 등이 출연한다. 큰 무대에 맞춰 앙상블의 수도 늘렸지만 아직은 ‘큰 옷’을 걸친 것처럼 어색하게 느껴진다.

이 작품은 바리새인으로부터 예수를 유혹해 타락시키면 로마로 보내주겠다는 제안을 받은 창녀 막달라 마리아가 결국 예수를 믿고 따르게 되는 이야기를 다뤘다. 여기에 마리아의 어린 시절 등이 곁들여진다.

그동안 음악은 창작 뮤지컬의 발전을 막는 ‘고질’로 꼽혀왔지만 차경찬의 음악은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특히 막달라 마리아가 부르는 ‘나의 남자’는 공연장을 나선 후에도 귀에 오랫동안 남는 아름다운 곡이다.

극의 70%를 이끌어야 하는 마리아 역의 강효성이 부드러운 목소리와 관능적 연기로 무대를 휘어잡는다면 이소정은 힘이 넘치는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준다. 다만 이소정이 대사 전달능력을 높이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이 작품은 유다의 눈으로 예수의 마지막을 그린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와 종종 비교된다. 그러나 록 뮤지컬로 유명한 ‘…슈퍼스타’에 비해 ‘마리아 마리아’는 종교극의 색채가 더 짙다. 가스펠 분위기를 풍기는 곡이 적지 않은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듯하다. 내년 1월 23일까지. 화수목 오후 8시, 금 4시 7시, 토 일 3시 7시. (31일은 오후 8시 11시 공연) 02-593-0901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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