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캘린더]안종연展/물과 빛이 빚어낸 내면의 풍경

  • 입력 2004년 9월 23일 19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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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연展 생명의 근원인 ‘물과 빛’을 주제로 작업해 온 안종연의 개인전이 ‘빛의 여백(Blank of Light·사진)’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안종연은 지난 30여년 간 회화를 시작으로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나무, 유리,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미러 등을 재료로 갖가지 시도를 해왔다. 그러나 변치 않았던 주제는 ‘물과 빛’. 흐르는 물, 갇힌 물, 빛을 투과하는 물, 빛을 반사하는 물 등을 표현해 왔다.

이번 전시에는 평면작업들이 소개된다. 그의 평면작업은 회화가 아닌 조각적 평면이다. 작가는 검은색 알루미늄과 스테인리스 미러를 드릴을 사용해 음각하는 방법으로 흐르는 물이 새겨져 있는 거울과 같은 작업을 만들어 냈다. 출품된 ‘빛의 여백’ 연작들은 640×480cm 크기의 대형 작품을 포함해 규모가 큰 작품 6점과 50×50cm 정도의 소품 20여점으로 구성됐다.

주제 ‘빛의 여백’은 물질의 여백이 아닌 마음의 여백으로, 여백 속에 사랑이 가득 차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미술평론가 강선학씨는 “그의 작업은 마치 거울처럼 표면이 비치는데, 거울은 시간성이 정지되어 있는 순간이라면 거울 표면에 새겨져 있는 물은 흘러가는 시간을 은유한다”며 “그가 금속판 표면 위에 새기는 것은 자신의 얼굴이나 바깥 풍경이 아니라 이것들의 내면 풍경”이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디지털경영인협회(회장 손봉락)가 메세나 운동의 일환으로 후원했다. 10월 8일까지 서울 팔판동 갤러리 인. 02-732-4677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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