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영화계뉴스]극장이야 호텔이야…美멀티플렉스 고급화

  • 입력 2003년 11월 11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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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플로리다주 보타 라톤시에 있는 한 멀티플렉스의 로비.  사진제공 할리우드 리포터
미국 플로리다주 보타 라톤시에 있는 한 멀티플렉스의 로비. 사진제공 할리우드 리포터
‘호텔인가 극장인가.’

미국의 멀티플렉스가 달라지고 있다. 복합상영관이란 뜻의 멀티플렉스는 한 건물 안에 첨단 영상장비와 음향장비를 갖춘 여러 개의 극장과 식당 카페 상점 주차장 등을 부대시설로 갖춘 건물을 말한다.

최근 미국 연예 주간지 ‘할리우드 리포터’에 따르면 고급 호텔에 견줄 만한 인테리어를 갖춘 멀티플렉스가 미 전역에 등장하고 있다는 것. 화려한 크리스탈 샹들리에, 프레스코화가 그려진 천장, 웅장한 계단과 멋진 로비 등을 갖춘 새로운 멀티플렉스는 우아하고 사치스런 ‘영화궁전’에 가깝다는 평을 듣고 있다.

호화 멀티플렉스에는 VIP좌석 및 동반 어린이 보호시설 등 극장 관련 시설뿐 아니라 고급 바와 레스토랑까지 갖춰 영화 관람뿐 아니라 다른 형태의 여흥도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점이 특징.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고급 멀티플렉스의 출현은 종래 극장을 즐겨 찾지 않는 나이든 사람들, 보다 여유 있는 관객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에 여러 개의 멀티플렉스를 소유한 조지 크리코리안은 “우아함과 품격, 화려함-이런 것들이 영화 관람에 중요한 요소들”이라며 “사람들은 더 이상 공항이나 창고 같은 멋없는 극장에 오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로스앤젤레스 부근 부에나 파크에서 운영 중인 ‘메트로플렉스’의 경우 로비 바닥에 푹신한 카펫이 깔려 있고 안락한 의자가 놓여있는 등 분위기가 호텔에 가깝다.

이 같은 호화 멀티플렉스 바람은 서부뿐 아니라 미 전역에 번져가고 있다. 한 극장 전문가는 “1930, 40년대 할리우드의 황금시대에는 단지 영화가 아니라 극장에 가는 일 자체가 환상적인 체험이었다. 극장 로비에 들어선 순간부터 이 같은 체험이 시작되는 걸로 봐야 한다”며 고급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고미석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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