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이상해요Q&A]장난감 빼앗기곤 울기만…

  • 입력 2003년 10월 19일 17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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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아이가 17개월 됐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 다른 아이에게 쉽게 빼앗겨 버립니다. 이럴 때 아이는 멍하니 서 있거나 다시 빼앗으려고 당기다가 먼저 포기해서 울어버립니다. 간혹 엄마나 아빠를 끌고 가서 뺏어 달라고 합니다. 이러다가 또래집단에서 계속 치이게 될지 걱정입니다. 어떻게 해야 하나요.(beautiful0310@hanmail.net)

A: 갓 걸음마를 하는 아이들이 모여 놀 때 하나의 장난감을 놓고 울고 싸우는 광경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이 가지고 놀지 않던 장난감이라도 다른 아이가 잡으려 하면 다시 갖겠다고 싸우기도 하죠.

이 무렵 아이들은 아직 내 것, 네 것 등 소유에 대한 개념이 없으며 행동 또한 또래 중심이라기보다 사물 중심적입니다. 소유물을 둘러싼 싸움은 지극히 자연스럽다는 얘기입니다.

어려움에 처하면 엄마, 아빠에게 도움을 청하고 의지하려는 경향 또한 자연스러운 행동입니다. 물론 부모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을 손에 넣는 다른 아이에 비해 내 아이가 심약한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을 할 수 있지만 그렇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들은 각자 기질적 특성에 따라 외부환경에 달리 반응합니다. 가령 낯선 사람이 있는 상황에서도 새로운 놀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탐색하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엄마에게 달라붙어 경계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기질적 특성에 대해 이해하지 않으면 아이가 소심하고 위축된 행동을 보일 때 대부분의 부모가 답답해 하면서 아이를 반대 행동으로 몰아가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강압적 시도는 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소극적이라고 해서 야단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또 아이가 겁을 먹는다 해서 부모가 감싸주고 과잉보호를 한다면 아이는 두려운 상황을 피하기 위해 더욱 부모에게 파고 들 것입니다. 이러한 원칙을 기본으로 다음 사항을 숙지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아이의 언어 능력이 허용되는 범위 내에서 자신의 욕구를 상대편 아이에게 직접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엄마, 아빠가 대신 얘기하고 장난감을 구해주는 것보다 아이가 미숙한 언어 수준이나마 직접 표현하게 하는 훈련은 매우 중요합니다.

둘째, 다른 아이들과 놀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되 어른들이 교대로 놀이 상황을 살피도록 하세요. 이 시기에는 어른의 개입이 종종 필요할 뿐만 아니라 의도하지 않은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상일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 소아과 교수

※평소 아이에게 나타나는 증세나 질병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e메일(health@donga.com) 또는 팩스(02-2020-1258)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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