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포커스]외제차 10만대 눈앞

  • 입력 2003년 5월 8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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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자동차 시장은 경기침체의 무풍지대(無風地帶)인가.’

수입차가 잘 팔리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내수에서 고전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되는 현상이다.

2000cc 이하 소형 수입차의 약진은 수입차의 대중화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판매실적뿐만 아니라 수입차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1일부터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에서 열리고 있는 제2회 서울 수입차모터쇼에는 매일 수만명의 관람객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관람객들은 이곳에서 말로만 듣던 세계 최고급 명차를 직접 만지고 타보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경계심이 무너지고 있다”며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기세등등한 수입차 판매=4월 수입차 신규 등록대수는 1739대로 3월의 1473대보다 18%, 작년 같은 기간(1371대)에 비해 26.8% 늘어났다.

올해 1∼4월 등록대수는 5924대로 작년 같은 기간(4160대)보다 42.4% 증가했다. 국내에 등록된 수입차는 3월 말로 9만대를 넘어서며 올해 안에 10만대를 훌쩍 넘어설 전망.

이에 반해 현대 기아 GM대우 등 국산차 업체의 4월 판매실적은 무이자 할부판매 등 판촉공세를 펼쳤는데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7% 감소했다.

국산차 시장이 내수 침체에 시달리는 가운데 수입차 판매가 쾌속항진하는 것은 수입차 고객층이 경기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부유층이기 때문.

GM코리아 김근탁 지사장은 “경기가 나빠지면 극단적으로 비싼 차와 싼 차가 가장 많이 팔린다”며 “수입차 고객은 소비의 탄력성(소득감소로 인한 소비위축 정도)이 낮고 경기 위축의 영향을 가장 늦게 받는 편”이라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가 올해 40여 종류에 이르는 신차를 대거 선보이는 등 상품 선택의 폭을 넓힌 점도 수입차 판매신장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이번 모터쇼를 통해 17가지 신차가 한국무대에 데뷔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 BMW,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주요 업체들이 3년 이상의 무이자 할부를 포함한 대대적인 마케팅 공세를 펼치면서 한국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수입 소형차의 약진=최근 ‘중저가 소형 수입차 모델’의 약진은‘수입차=최고급 세단형 모델’이라는 도식적인 개념을 바꾸고 있다. 샐러리맨도 수입차를 타는 ‘수입차 대중화 시대’가 머지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2000cc이하 모델의 4월 등록대수는 331대로 3월(227대)보다 45.8% 증가, 급증세를 보였다. 판매비중도 3월 15.4%에서 지난달 19.0%로 상승했다.

이는 2000∼3000cc급, 3000∼4000cc급의 판매비중이 모두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3월까지만 하더라도 꼴찌였던 2000cc 미만의 판매 비중은 4월엔 2000∼3000cc에 이어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가격은 2000만원대에서 5000만원대 초반까지. 이런 판매추이는 수입차 시장의 확대와 고객층의 분포가 넓어지고 있다는 증거이다.

GM 김근탁 지사장은 “전통적인 수입차 고객인 전문직 및 자영업 종사자(연령층으로는 30대 후반에서 40대 후반)가 주춤한 반면 30대 초반의 젊은 층과 소득감소가 크지 않은 50대 후반 고객들이 수입차를 많이 사고 있다”고 귀띔했다.

▽장사진 이룬 수입차 모터쇼=10일까지 열리는 서울 모터쇼엔 7일까지 34만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어린이날인 5일에는 무려 9만4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특히 20, 30대의 젊은 관람객들이 대거 다녀가는 등 잠재고객 발굴에 이번 모터쇼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수입차협회 윤대성 전무는 “서울 강남의 수입차 전시장에 아무런 부담 없이 들어설 수 있는 고객은 사실 별로 많지 않다”며 “그러나 모터쇼에선 직접 만지고 타보는 등 고객과 수입차와의 거리감이 상당히 좁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들이 모터쇼 현장에서 무이자 할인판매를 하면서 현장 구매도 크게 늘고 있다. 올 상반기 시판 예정인 신차들의 예약 판매를 비롯해 다양한 차종들의 판매가 현장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수입차협회측은 설명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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