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두 남녀만 출연 이색 뮤지컬 '더 래스트…'

  • 입력 2003년 3월 27일 18시 58분


코멘트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아팠던 5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더 래스트 파이브 이어스’. -사진제공 신시뮤지컬컴퍼니
사랑 때문에 행복했고, 사랑 때문에 아팠던 5년 동안의 이야기를 담은 뮤지컬 ‘더 래스트 파이브 이어스’. -사진제공 신시뮤지컬컴퍼니
성공가도를 달리는 젊은 소설가 제이미와 점차 주류에서 밀려나며 좌절해 가는 여배우 캐시가 겪는 5년간의 사랑과 결혼과 이별. ‘더 래스트 파이브 이어스(The Last 5 Years)’는 단 두 명의 남녀, 현악기와 피아노로만 구성된 서정적 음악으로 아담한 소극장에서 펼쳐지는 예쁘고 소박한 뮤지컬이다.

뉴욕 타임스의 리뷰는 2002년 3월 미국 뉴욕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막을 올린 이 공연에 대해 “위험할 정도로 흥분되며 매혹적이다”라는 찬사를 보냈다. 화려한 시각적 즐거움을 중시하는 브로드웨이의 작품들과는 달리 진지한 극본과 두 배우의 연기력, 노래실력에 전적으로 의지한 작품이다.

남자는 처음 여자를 만나던 날부터 이혼에 이른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여자는 현재의 이혼 상태로부터 처음 남자를 만나던 날까지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공연 중 두 배우가 같은 시간에 존재하는 것은 딱 한 번, 두 사람의 결혼식 날뿐이다. 마치 영화처럼 시간을 나누고 뒤섞는 독특한 구성양식으로 관객들의 시선과 상상력을 끌고 간다.

극본과 음악은 뮤지컬 ‘퍼레이드’(Parade·1998)로 토니상을 수상했던 제이슨 로버트 브라운. 그와 이혼한 전 부인이 이 작품을 보고 자신들의 사생활을 뮤지컬로 만들었다며 소송을 제기했을 만큼 두 연인의 내면세계와 심리적 흐름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90분의 러닝타임 동안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선율과 주고받는 서정적인 노래가 열정과 기쁨, 좌절과 두려움을 표현해 내며 문화적인 차이와 서로 다른 꿈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는 두 사람의 사랑을 그려낸다.

이 공연을 기획한 ‘신시뮤지컬컴퍼니’는 “넓은 음의 폭을 넘나드는 고난이도의 노래로만 이어지는 공연인 만큼 기본기가 탄탄한 배우들이 필요했다”며 이혜경과 성기윤을 캐스팅했다.

이혜경은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크리스틴, ‘몽유도원도’의 아랑 역으로 그 실력을 입증해 왔고, 성기윤은 ‘유린타운’ ‘갬블러’ ‘시카고’ ‘렌트’ 등에서 노래와 춤과 연기의 삼박자를 고루 갖춘 역량을 보여 온 배우다.

28일∼4월27일. 화 토 일 오후 4시반 7시반, 수 목 금 오후 7시반(월 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3만∼4만원. 02-577-1987

김형찬기자 kh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