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순례/성신여대]IT-어학 등 여성인재 양성 주력

  • 입력 2003년 1월 6일 19시 24분


코멘트
《2005년 개교 40주년을 앞두고 있는 성신여대는 여성교육의 명문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인적 품성을 갖춘 여성 지도자 양성을 21세기 교육목표로 삼고 이에 걸맞게 교육과정과 교육시설을 내실화하고 있다. 특히 인간화, 전문화, 정보화, 국제화를 통한 차별화된 교육으로 우수 인재를 육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성신여대는 인간화, 전문화, 정보화, 국제화를 통한 차별화된 교육으로 전인적 품성을 갖춘 여성 지도자를 양성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원대연기자

▽캠퍼스 첨단 정보화=성신여대는 시대변화에 맞게 캠퍼스를 첨단화하는 작업을 한창 진행하고 있다. 21세기에 각광을 받고 있는 정보통신 교육을 위해 지하 1층, 지상 6층 규모의 미디어정보관을 짓고 있다. 8월 완공 예정으로 최첨단 멀티미디어 교육시설을 갖추게 된다.

지난해 개관한 멀티미디어 스튜디오도 첨단 장비로 가득 차 있다. 특수촬영 및 오디오 시설과 영상편집기, 미디어서버 등 최신 멀티미디어 기자재를 이용해 강의 내용을 음성, 동영상, 웹 콘텐츠 등으로 다양하게 제작해 사이버강의에 활용하고 있다.

‘종합 정보시스템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7월 1차 사업이 끝나면 일반 행정은 물론이고 연구행정, 학사업무, 전자결재, 전자문서관리 등 대학 행정업무가 인터넷 웹기반으로 통합 처리되기 때문에 행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만큼 학생들에 대한 서비스의 질도 좋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2차 사업까지 완료되면 이용자가 어디서든 인터넷에 접속만 하면 원하는 업무를 볼 수 있고 효율적인 정보 처리 및 관리가 가능해진다.

성신여대는 컴퓨터정보학부 이외에 2001학년도부터 미디어정보학부를 신설해 여성 정보기술(IT) 인력 배출에도 힘쓰고 있다.

▽어학능력 집중 육성=1995년부터 외국어 실력을 갖춘 전문인력을 기르기 위해 ‘국제화 정예요원 양성과정’이라는 외국어 특별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영어교육과정은 매년 120명의 재학생을 선발해 2년 동안 10명씩 소그룹으로 편성해 집중적인 교육을 시키고 있다. 이 과정을 거치면 국내는 물론 세계 무대 어느 곳에 가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다는 것.

지금까지 이 교육과정을 통해 배출된 인원이 1600여명이나 된다. 교육 프로그램이 다양하고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교수진이 탄탄하기 때문에 수준 높은 어학교육을 받을 수 있어 해외로 어학연수를 나갈 필요가 없다고 한다. 앞으로는 한 반의 규모를 10명에서 5명 이하로 줄여 개별 수업이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탄력적인 학사제도=개인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전공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학부제와 학과제를 결합해 운영하고 있다.

자신이 선택한 전공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도 있고 2개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도록 ‘최소 전공인정학점제’와 ‘복수전공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성신여대 재학생 중 40%가 복수전공을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연계전공제’와 ‘졸업인증제’를 실시한다. 연계전공제는 신설되는 전공 관련 학과 과정이나 교양과정의 교과목을 선택해 복수전공에 해당하는 학점을 이수하면 전공을 인정하는 제도.

졸업인증제는 대학에서 정한 일정 조건을 만족해야 졸업을 인정하는 제도로 검증된 인재를 배출해 사회 적응을 쉽게 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와 함께 장학금 지원을 늘려 학생들의 학습 동기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재학생 10명 중 3명 이상이 장학금 혜택을 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1인당 장학금 수혜율이 전국 5위였고 여대 중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

성신여대는 사이버강의가 가능한 멀티미디어 스튜디오 등 첨단 교육시설과 다양한 어학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실력을 키워주고 있다. -사진제공 성신여대

▽국제화 활발=미국 일본 중국 등 9개국 22개 대학과 학술교류 협정을 체결해 해마다 30여명의 교환학생을 파견하고 있다.

필기시험과 면접을 통과하면 6개월에서 1년간 교류협정을 맺은 외국의 대학에 가서 유학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교환학생으로 선발되면 유학 장려금이 지급되고 해외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은 국내에서 졸업할 때 그대로 인정받을 수 있다.

방학 중에는 다양한 어학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매년 여름 영어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UC버클리, UCLA 등 유수의 외국 대학에 10여명의 학생을 전액 학교 지원으로 내보내고 있다.

또 일본 도쿄여대, 쓰쿠바여대와 단기연수 교환 프로그램을 체결해 서로 10∼20명의 학생들을 보내 학문 및 문화교류를 하고 있다.

매년 우수 졸업생 2명을 선정해 해외 대학에서 1년간 공부할 수 있도록 1500만원씩 지원하고 있다.

▼이숙자 총장 인터뷰▼

이숙자(李淑子·사진) 성신여대 총장은 언니인 이경숙(李慶淑) 숙명여대 총장과 함께 ‘자매 총장’으로 유명하다.

이 총장은 교내 사정 등으로 총장직을 사퇴했다 법원의 결정으로 2001년 다시 총장직을 맡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성신여대 발전에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세기 전인적 여성 지도자 양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전문지식을 갖춘 인격체를 키우는 것이 성신여대의 목표입니다.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인품과 21세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할 리더십을 겸비한 사람을 교육하는 것이죠.”

―여대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미래는 정보화 사회입니다. 섬세함과 세밀함을 요구하지요. 바로 여성들이 잘 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정보기술(IT)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8월에 완공하는 미디어정보관이 그 결과물 중의 하나입니다. 이밖에도 의류학, 임상심리, 디자인 등 여성이 경쟁력을 갖는 분야의 육성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앞으로의 발전을 위한 비전은 무엇입니까.

“개교 50주년이 되는 2015년에 국내 대학 상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교육환경 확충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아담한 캠퍼스를 잘 운용해 종합정보관, 디지털도서관, 화상강의실, 콘서트홀 등을 차례로 지을 예정입니다. 또 우수 교수진 초빙과 우수 학생 확보에도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 총장은 “취업률이 최근 3년간 평균 71%로 전국 대학 평균인 60.7%를 상회하고 있다”며 “이는 다른 남녀공학 학교와는 차별화된 양질의 교육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올 8월 임기가 만료되는 이 총장의 감회는 새로울 수밖에 없다.

“매사에 감사하면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일했습니다. 과거의 일들도 학교를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사명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묵묵히 감내하고 학교 발전에 애쓴 교직원 학생 동문이 큰 힘이 됐습니다.”

▼'성신의 얼굴'은 팔방미인▼

출퇴근길 지하철 안에서 포스터를 통해 성신여대를 대표하는 학생들이 있다. 스포티한 옷차림에 활짝 웃으며 성신여대생임을 자랑하는 이 학생들은 바로 재학생 ‘홍보 도우미’.

지난해 7월 7 대 1의 경쟁을 뚫고 4기 홍보 도우미로 16명이 선발됐다. 이들은 지난해 여름방학 동안 대학 홍보책자와 광고, 홍보영화 등에서 학교 모델로 활동했고 겨울에는 전국의 여고를 돌아다니며 입시설명회를 하느라 눈코 뜰 새 없이 보냈다.

“솔직히 홍보 도우미를 하면서 그저 빈말이 아닌 진정한 애교심이라는 것이 뭔지 알게 됐습니다.”

이주영씨(법학과 4학년)의 말처럼 홍보 도우미는 단순한 학교 모델이 아니었다. 학생들은 도우미 일을 하면서 자신들이 성신여대생임을 자각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권인수씨(체육학과 3학년)는 “지난해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있었던 대학입시박람회에서 학교 부스를 찾은 고교생들에게 학교 설명과 홍보를 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서울과 수도권의 30개 학교를 방문해 사회를 보면서 입학 안내와 공연 등 2시간여의 입시 설명회를 직접 해내기도 했다.

박종재씨(독문학과 2학년)는 “이런 과정을 통해 소극적인 성격이 적극적으로 변했고 학교와 다른 사회를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홍보 도우미는 다양한 활동을 해내야 하기 때문에 선발 기준도 까다롭다. 단순히 용모만 보는 것이 아니다. 서류전형과 어학능력, 교내외 봉사활동 경력, 컴퓨터 활용 능력 등 다양한 기준으로 면접 심사를 한다.

따라서 자기계발을 게을리 할 수가 없다. 방학 때마다 학교에서 주관하는 해외 어학연수 프로그램과 직장체험 프로그램 등에 빠짐없이 참가하고 있다. 김세라씨(불문학과 3학년)는 “사람들이 우리를 통해서 성신여대를 평가한다고 생각하면 말씨 하나, 행동 하나에도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