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유학-어학연수 Q&A]조기유학 언제쯤 보낼까요

  • 입력 2002년 9월 17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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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네살난 딸을 둔 주부입니다. 영어교육 열풍 때문에 아이에게 올해부터 영어학습지를 시키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 아이의 영어공부를 위해 조기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언제 가면 좋을까요? 어느 정도 효과가 있을까요?

양혜경 31·서울 노원구 상계동

▼A답: 해외에 살면서 고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영어교육과 조기유학 열풍에 대한 단편적인 소식들을 접할 때는 심하다는 생각에 씁쓸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 여름 직접 고국을 방문해 그 상황을 실제로 접해보고 돌아올 때의 마음은 쓸쓸함이 안타까움으로 바뀌어 한층 무겁기까지 했지요.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더 넓게는 세계의 주역이 될 새싹들을 키우는 후배학부모들에게 미국교육제도와 교육현장을 이해시키고 올바르고 유익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참 다행스럽습니다.

정말 많은 분들이 물어왔습니다. 위 어머니처럼 영어를 제대로 배우기 위해서는 언제 유학을 떠나는 게 좋으냐고, 어느 정도의 기간이면 영어를 마스터할 수 있느냐고, 어떻게 하면 공립학교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고.

언어의 습득만을 위해서는 어릴수록 유리한 것은 사실이지만 굳이 딱 집어 언제가 좋다고 말하기 힘들고 개개인의 언어능력과 노력여하, 주변환경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또 학습기간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별 적대감 없이 어울리기 쉬운 초등학교 4학년 이하 연령층의 아이들이 미국아이들과 융화하면서 빠른 적응력을 보이는 것을 목격할 수는 있었습니다. 활발하고 원만한 성격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외국에 보내기 전에 자녀들의 성격을 잘 파악하고 뚜렷한 유학목적을 갖도록 해야 합니다. 어디에서나 성실하게 노력하는 생활을 할 수 있을 때가 유학의 적기입니다.

덧붙이고 싶은 말이 있다면 현지에 있는 이민자 가정과의 관계에 대한 것입니다. 고국에서 불고 있는 영어교육열이 이민자 가정에까지 번져와 많은 가정이 조카 사촌 친구자녀들을 데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 해외에 나와 살고 있는 이민자들과 고국에 있는 부모들 사이에는 정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현지 자녀들과 한국에서 갓 온 학생들 사이도 마찬가지고요. 이 때문에 가정과 학교에서 크고 작은 문제가 일어나고 결국 친지간의 우애는 물론 유학 온 아이들의 장래까지 망치는 경우를 너무 많이 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단 유학을 결심하고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미국에 온다고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야말로 이때부터가 시작인 셈이지요. 학생 스스로의 자세와 노력은 말할 것도 없고 학생을 뒷받침하는 부모의 현명한 판단과 노력에 따라 그 결과의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입니다.<끝>

하경화 미국 뉴저지주 교육위원 kay@edfu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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