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과학책 고르기 열고개③]'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 입력 2002년 9월 3일 15시 34분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 조애너 콜 글 브루스 디건 그림 / 각권 50쪽 안팎 7500원 비룡소(초등 1∼6학년)

글을 쓴 조애너 콜과 그림을 그린 브루스 디건은 정작 학교 다닐 때 스쿨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다녔다고 한다. 어렸을 때 그들의 눈에는 스쿨버스가 마법의 세계로 안내하는 지팡이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 시리즈의 원제는 ‘The Magic School Bus’다. 대단한 상상력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상상력은 시리즈의 한권 한권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학교에서 가장 이상하다고 알려져 있는 곱슬머리 프리즐 선생님과 반 아이들이 스쿨버스를 타고 견학을 간다. 스쿨버스의 운전사 역시 이상한 옷차림의 프리즐 선생님이다. 스쿨버스는 달려가면서 구름이 되기도 하고, 초소형 로봇이 되기도 하고, 잠수함이 되기도 하고, 타임머신이 되기도 한다.

견학을 마치고 현실 속으로 돌아오면 선생님은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자신이 기르는 애완 동물에게 밥을 주고 숙제를 아주 많이 내준다. 하지만 아이들은 견학을 통해 배운 과학을 글과 그림으로 만들어 교실을 장식한다.

프리즐 선생님은 매주, 다음에 공부할 주제를 말해 준다. 아이들은 그 주제에 대해 조사를 한다. 아이들이 조사한 내용들이 페이지마다 메모장처럼 나와 있다. 이것이 차곡차곡 쌓여 과학 지식의 더미를 이룬다.

책 끝에 지은이는 솔직히 털어놓는다. 스쿨버스는 구름이 될 수 없으며 아이들이 물방울이 될 수는 더더욱 없고, 타임머신을 타고 공룡시대로 갈 수 없다고 고백한다. 사실과 상상을 확실히 분리해 주는 것이다. 상상의 세계에서 현실 속으로 건져 놓고, 다음 책에서는 또 다른 상상의 세계로 빠뜨린다. 독자로 하여금 다음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궁금증을 유발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완전한 상상의 세계로 빠져들게 유도하기 위한 것일까.

이 시리즈는 먼저 신기한 스쿨버스 10권으로 발간되었다. 물의 순환, 땅 밑 세계, 인체, 태양계, 바닷속, 공룡, 태풍, 꿀벌, 전기 등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생물학, 물리학, 화학, 지구과학 등 과학 전반에 걸쳐 초등학생들이 알아야 할 과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여기에 대상을 좀 더 낮춰 신기한 스쿨버스 키즈 20권을 발간해 저학년들도 쉽게 읽을 수 있게 했다.

철저히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이 시리즈는 몇 가지 저명한 상도 수상했고 애니메이션, 방송 등으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한 권을 읽고 나면 다음에는 어떤 상상력이 펼쳐질까 궁금해서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마력을 갖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어린이 과학에 대한 가장 신선하고 가장 놀라운 접근이라고 격찬했다. 필자더러 한마디 하라고 한다면 “정말 그러네”라고 말할 것이다.

이억주 월간 과학소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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