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이것만은]"中관광객 위한 특화된 상품 없어요"

입력 2002-03-06 18:25수정 2009-09-18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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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국에서 사랑하는 남편과 함께 조국을 위해 응원할 수 있게 돼 너무 기뻐요.”

한국 남자와 5년 동안의 열애 끝에 1999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중국어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는 야오훙옌(姚紅艶·29·여).

그는 요즘 제주도에서 열릴 브라질과 중국의 축구경기를 손꼽아 기다린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중국 베이징(北京)의 친정부모님이 이때에 맞춰 한국에 와 온가족이 함께 원정 응원에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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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둥(山東)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할 당시 유학생이던 남편을 만났다는 그는 남자 못지 않게 축구를 좋아한다. 웬만한 축구경기는 직접 경기장을 찾아 관람할 정도. 그는 축구가 남성적이고 협동과 단결이 필요한 경기라며 축구 예찬론을 펴기도 한다.

“중국이 본선에 진출하게 될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작 중국이 본선에 진출하게 됐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너무 기뻐 사무실에서 소리까지 질렀어요.”

야오씨는 한국에서 열리는 월드컵을 준비하는 일꾼으로도 제몫을 다하고 있다. 중국인들의 편의를 위해 지하철의 안내방송을 중국어로 녹음하고 있는 것.

하지만 가끔씩 한국의 중국인들에 대한 배려가 미흡하다는 점에 아쉬움을 느꼈다.

“한국의 월드컵 준비는 주로 영어권 사람과 일본인 중심으로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각종 관광상품들도 이들 위주로만 돼 있고요. 또 일부 조선족들에 대한 나쁜 인식 탓에 중국인들에 대한 한국인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것 같아요.”

그는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고는 실망한 채 돌아간다고 지적한다.

한국이 경제선진국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오지만 중국과 별반 다를 게 없는 문화유적지, 입에 맞지 않는 음식, 생각보다 수준 낮은 숙박시설, 중국어 안내 미흡 등으로 인해 이내 실망감으로 변해버린다는 것.

“한국인들이 중국인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을 조금만 더 가져 준다면 월드컵 기간에 한국을 방문하는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될 거예요.”

내년쯤 아기를 가질 예정이라는 야오씨는 수줍게 웃으면서 중국과 한국의 파이팅을 외쳤다.

박민혁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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