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19로]중국 '공한증'에 또 눈물

  • 입력 2002년 1월 22일 10시 35분


▼제6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 제2국

조훈현 9단(백):창 하오 9단(흑)▼

중국바둑이 또다시 ‘반상 공한증(恐韓症)’을 되씹으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지난 12월11~14일 상하이(上海)에서 열린 제6회 삼성화재배 결승3번기에서 조훈현 9단이 창하오(常昊) 9단을 2대 1로 누르고 처음으로 삼성화재배에 입맞춤했다.

창하오 9단은 준결승에서 난적 이창호 9단을 꺾은 기세를 타고 있는 데다, 홈그라운드인 상하이에서 조 9단을 상대하기에 어느 때보다 우승 가능성이 높았다. 더욱이 결승 1국에서 기선을 제압하자 13억 중국인이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국바둑을 극복하고 그토록 갈망하던 우승컵을 손에 쥐는 순간을 보도하기 위해 전 대국이 생중계되었다.

창하오가 준비한 대비책은 ‘이창호 초식’. 즉 이창호처럼 지구전을 펼쳐 1국에서 극적인 반집승을 끌어낸 데 이어 2국에서도 성공을 거두는 듯했다. <장면도> 흑1로 공격할 때까지만 해도 ‘중국 우승’에 의심을 품은 이는 한 명도 없었다. 백2를 보자 흑3에 뛰어드는 여유를 보인다. 문제는 백4의 ‘잽’에 정색하고 물러선 흑5. ‘가’에 이었으면 백이 대마를 방치한 채 20에 뛰어들 여가가 없었을 것이다. 백18에 흑19로 살아둘 수밖에 없어 보기 좋게 걸려든 꼴. 백대마엔 이제 ‘가’의 구명줄이 생겼다.

흑19를 손 빼다가는 <참고도>와 같은 수순으로 흑이 거꾸로 죽는다. 다음 백A와 B가 맞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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