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양의 대인관계성공학]씹으면, 씹힌다

  • 입력 2002년 1월 10일 14시 25분


다소 경박한 성격의 김과장(36). 요즘 괴로운 처지에 놓여 있다.

새로 맡은 팀의 전임자가 문제라면 문제였다. 그가 벌여 놓은 일들이 김과장의 스타일과는 잘 맞지 않았던 것이다. 불만이 가득찼을 때 쯤 부하직원 한 사람이 마침 그에게 전임자에 대한 불평을 잔뜩 늘어놓았다.

그걸 빌미로 단박에 “그렇지? 자네 생각도 그렇지? 그 친구, 어쩐지 아니다 싶었거든” 하며 맞장구를 치는데, 기분이 나쁘지 않았다. 그 직원은 말 끝에 “그런데 과장님은 과연 다르시네요. 모시게 돼서 영광입니다. 동료들도 기대가 큰 거 아시죠?” 어쩌구 하며 아부성 발언을 잔뜩 흘리기까지 했다.

전임자에 비해 네가 훨씬 낫다는 데야 으쓱하지 않을 수 없었다. 들뜬 기분이 가시지 않은 때, 그 전임자를 우연히 마주친 게 화근이었다. 몇마디 인사가 오고간 뒤, 그는 갑자기 상대방의 앞날을 위해 몇마디 조언을 해주기로 작정했다.

“당신에 대한 평판이 별로 좋지 못하지만 내가 잘 수습하고 있다, 앞으론 이런저런 점을 좀 주의하는 게 좋겠더라….” 대충 그런 말을, 진심을 담아 사뭇 친절한 표정으로 전해줬다. 상대방은 한참 그를 노려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가버렸다.

그 후 그는 오늘날까지 동료 과장들로부터 따돌림 당하는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전임자를 비난했던 부하직원은 문제가 많은 사람이었다. 결국엔 김과장과도 사이가 나빠져 여기저기 그를 흉보고 다녔다. 그런 친구가 전임자를 욕하는 말에 속 없이 동조한 것도 모자라 대놓고 비난까지 했으니….

직장생활을 할 때 전임자에 대해 불평하거나 험담을 늘어 놓아서는 안된다. 누가 그런 얘기 하는 것에 동조해서도 안 된다. 그런데도 김과장처럼 자신을 띄워주니까 으쓱한 기분에 동조했다간 자칫 인격수양이 덜 된 인간으로 찍히기 쉽다.

인간관계를 좌우하는 건 결국 커뮤니케이션이다. 최고의 커뮤니케이션이 칭찬이라면, 험담과 비난은 최악에 속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내 앞에서 남의 욕을 한 사람은 뒤에 가서 내 욕을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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