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2001년 광고계 결산 10대 경향 (2)

  • 입력 2001년 12월 30일 17시 50분


▶ CF퀸 이영애 최고모델

이영애는 올해 최고였다. 그야말로 CF 여왕이었다. 심은하는 은퇴 했고 워낙 여자 빅 모델이 부재했던 터라 더더욱 주가상승이었다. TV만 켜면 끊임없이 쏟아지는 그녀의 매혹적인 이미지에 시청자들은 속수무책으로 노출되어 있었다.

'이영애의 하루'라는 네티즌 유머는 이런 상황을 잘 드러내고 있다. 그야말로 아침부터 밤까지 이영애는 안방을 차지하고 있었다. 중세부인처럼 우아함과 로맨틱한 분위기로 압도하던 '지펠', 당당한 직장여성의 모습을 그려낸 'LG 레이디 카드' 신귀족적인 화려함의 'KTF 드라마'. 여성들의 동경과 부러움을 샀던 빅쓰리 출연작이다.

끊임없는 환상과 꿈의 이미지 이영애는 신귀족이다. 여자들의 바램을 마치 현실처럼 이루어주는 드림메신저의 역할로 단단히 자리잡았다. 하지만 지나친 겹치기 출연과 반복되는 이미지가 지겨운 것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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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1년 광고계 결산 10대 경향 (1)

▶ 다양한 성(性)적 모드

트랜스젠더가 출연했고 동성애 표현도 은밀히 이루어졌다. 하리수의 시작은 '빨간통 패니아' 광고에 출연하고부터다. 섹시한 자태로 앉아 아담스 애플을 드러내며 까르륵 웃음짓던 애매한 성 정체성의 모델.

물론 이러한 인기몰이가 가능했던 절대적인 이유는 그녀가 예뻤기 때문. '여자보다 더 예쁜' '여자보다 더 여성스러운' 이러한 꼬리표를 달고 다녔다. 그녀의 등장으로 음지에 자리하던 생소한 소수그룹에 대한 색안경 시선이 많이 누그러진게 사실이다. 소외와 어두움을 날려버리는데 어느정도 일조한 셈.

음료광고 'T'역시 과감했다. 수채화처럼 해사한 분위기로 여자끼리의 동성애를 은밀하게 표현한 것. 앳된 소녀들의 사랑을 어둡지 않고 순수한 이미지로 드러내 그 파격이 놀라웠다.

▶ 이동통신사 10대 공략

각 통신사는 십대를 겨냥한 마케팅에 불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미 기성세대의 이동통신 가입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잠재적인 수요층은 10대가 절대적인 위치에 놓인 상태다. 큰 시장인만큼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LG텔레콤은 자체모델을 개발하여 내세운 '카이홀맨'의 호응이 높아 주목을 받았다. KTF의 'Bigi'는 서태지컴백 포스터의 주인공인 신세경이 출연하여 시선을 끌었고, 최근에는 류승범이 친구와 과격한 인사를 나누는 터프우정을 보여주고 있다. SK텔레콤의 'Ting'은 '티디디 팅팅 티디디디팅' 재미난 의성어와 함께 눈을 맞추는 컨셉으로 10대들만의 커뮤니케이션을 표현했다.

▶ 닮은꼴 모델 일석이조의 효과

올해는 기발한 모델들을 쓰는 센스 아이디어들이 속속 등장했다. 빅 모델의 영입은 손쉬운 안정감을 주지만 모델료가 비싸고 겹치기 출연이 잦으면 타사와의 변별성이 떨어질 수 있다. 새로운 모델 창출로 출연료도 줄이고 서프라이즈 효과도 얻고 일석이조의 실용성을 거뒀다.

마이클 잭슨이 문워크를 추며 김정화와 호흡을 맞추던 '센스 Q'는 그야말로 센스있는 대안을 보여준 셈이다. 우리가 마이클 잭슨으로 착각했던 인물은 스타와 닮은 모델(임퍼스네이터)이다. 그 후로도 숀 코네리, 존 트래볼타 같은 익숙한 닮은꼴 월드스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skylife'는 명민하게 전 케네디 대통령, 마릴린 먼로를 스틸 컷으로 재현했고 최근에는 빌 클린턴과 닮은 모델이 출연 못말리는 바람기로 웃음을 주고 있다.

▶ 수묵기법 탄생, 애니메이선 기법 각광

'조흥은행'은 국내 최초로 수묵화를 사용했다. 3차원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탄생한 수묵화면은 짙고 얕은 묵농담만으로 시원시원하고 역동적인 힘을 보여주며 압도했다. 꿈틀대는 붓놀림은 대나무 숲이 산을 만들어내고 산맥으로 움트더니 백두산 호랑이로 살아난다.

삼성전자 기업이미지 광고는 꾸준히 클레이메이션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 동글동글하고 토속적인 이미지의 점토인형은 따스한 '또 하나의 가족' PR에 적역이다. KTF의 'Na'의 한 컷과 '에뛰드'는 그린 그림을 그대로 촬영하는 페이퍼 애니메이션 기법, '쿠우'와 '파파이스'는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특정타겟층에 알맞게 연출했다.

《그간 부족한 제 글을 읽어주신 독자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cf와 놀아나다 마지막 회입니다. (11월에 메일 주신 분들 메일링 문제로 답메일 못드렸습니다. 죄송해요)

'느려터진' 이라는 표현에 분개해하셨던 이현우팬크럽 여러분들 콘서트장에서 만나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혹 이영애를 질투하는게 아니냐 물어오신 유부남 독자님들, 카이홀맨과 사우스파크의 케니 닮은꼴 사진을 보내주신 분, 맥도날드 비난성 글에 당신 버거킹 아냐? 날카롭게 물어오신 분 등등 여러 독자분들 모두 고마웠습니다. 》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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