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NGO사람들]철도노동사 새로 쓴 김재길 노조위원장

입력 2001-05-23 19:10업데이트 2009-09-20 17:15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김재길 선생님 휴대전화 맞습니까?"

"맞기는 한데… 저는 선생님이 아닌데요"

지난 21일 전국철도노동조합 위원장 선거에서 제18대 위원장으로 당선된 김재길씨. 취재 습성에 따라 선생님으로 호칭한 것인데 '난 선생님이 아니라'는 단호한 대답이 돌아오자 과연 어떤 사람일지 궁금해졌다.

김위원장이 철도노조 설립 54년 만에 첫 직선제 선거로 당선된 일은 철도노동사를 다시 써야 할 정도로 뜻깊은 것이었다.

철도 민영화와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절박한 시점에서 직선제가 선택되었고, 김위원장은 전체 투표자의 62.7% 지지로 첫 당선자가 되었다.

동아닷컴은 22일 당선 둘째날을 맞는 김위원장과 전화 인터뷰를 가졌다.

-당선을 축하한다. 54년 만에 첫 직선제 철도노조 위원장이 된 소감은

▲그동안 투쟁본부를 이끌어온 전체 철도노조 지부장 및 임원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은 어떤 회유와 협박에도 굴하지 않았다. 다시한번 감사할 뿐이다.

-첫 직선제 실시의 의미는

▲무엇보다 노조원들이 바라는 바가 드러났다는 점이다. 노조원들은 인력감축과 철도민영화를 원하지 않고 있다. 직선제는 이런 염원에서 비롯되었다.

-직선제 실시 이전 노조를 어떻게 평가하나

▲한마디로 그들은 어용이었다. 노조위원장이 그랜저를 몰고다녔고, 월 판공비가 440만원이나 되었다.

-직선제 노조와 이전 노조와의 차별점은

▲앞으로 노조의 고급승용차를 없애고 판공비도 대폭 줄일 것이다. 꼭 필요한 사업활동비만 쓰겠다. 직선제 노조는 아래로부터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게 될 것이다. 대의원회의 등 의견수렴을 거쳐 모든 일을 결정하겠다.

-정부의 철도민영화에 대한 입장은

▲민영화는 공공기업을 사기업으로 만드는 것으로 결국 정부가 자기 사업을 포기하는 것과 같다. 철도는 정부가 포기할 대상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할 대상이다.

그간 도로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바람에 철도의 수송부담률이 10%대로 떨어졌다. 유럽과 일본의 철도수송부담률이 30%대에 이르는 것에 비해 열악한 수준이다. 정부가 이를 인식해 철도민영화를 포기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 직선제 노조는 철도투자 활성화를 골자로 하는 철도발전특별법 시안을 만들어 정부에 제출하는 동시에 정부가 구조개혁기본법을 포기하도록 요구하겠다.

-한국전력 등의 사례로 볼 때 정부가 민영화를 포기할 것 같지 않은데.

▲정부는 민영화의 논리로 효율성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철도민영화는 요금 인상 등을 초래해 사용자인 국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서비스 개선과 효율 증대는 민영화가 아니더라도 꾀할 수 있다.

민영화를 통해 국민에게 고통을 전가시키려는 정부를 이해할 수 없다. 유럽의 경우에도 말만 민영화지 실제로는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정부는 유럽철도의 일부만을 보고 있다.

-고려대학교 다닌 것으로 돼 있는데

▲영어교육과 학생이었으나 중퇴했다.

-94년 기관조사로 시작해 위원장에 당선됐다. 학생출신 노동자라는 주변의 눈총은 없었나

▲그런 것은 없었다. (강조하며) 전혀 없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무슨 사업이든 모든 조합원과 함께 하겠다. 제대로 된 노조도 없이 당해오기만 한 철도노동자들의 응어리진 가슴을 풀기 위해 무슨일이든 하겠다. 꼭 승리하겠다.

안병률/ 동아닷컴기자mokdong@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많이 본 뉴스
최신기사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