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투데이]생명공학株 '게놈 붐' 탈까?

  • 입력 2000년 6월 27일 19시 22분


인간 유전자(게놈) 지도 초안 완성이 발표된 26일 생명공학기술(BT) 관련 회사의 주가는 전체적으로 약간 상승한 상태에서 마감됐다. 그러나 셀레라 제노믹스사 등 게놈 연구와 직접 관련된 회사의 주가는 오히려 하락했다. 대형 호재의 가치는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한 투자가들이 투매를 했기 때문.

미국과 유럽의 BT주식 200개로 구성된 나스닥 BT지수는 26일 3.5% 올랐다. 반면 셀레라 제노믹스사의 주가는 무려 10%가 떨어져 주당 114달러에 마감됐다.

뉴욕타임스는 26일 게놈 지도 초안 발표 시기에 맞춰 이익을 남기려는 투자자들이 투매하는 바람에 셀레라 제노믹스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또 앞으로 빚어질지 모르는 윤리적 법적 논란도 악재로 작용한 것 같다는 것.

모건 스탠리 투자은행의 분석가 더글러스 린드는 “셀레라 제노믹스의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16배 이상, 지난 한달 사이에만 배 이상 오르는 등 게놈 지도 발표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며 주가하락을 당연하게 받아들였다.

BT지수도 올 초부터 3월초 사이 게놈 지도 발표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80%나 상승했다. 그러나 ‘나스닥 거품론’의 영향으로 3월초 이후 급락했다가 5월말부터 반등해 6월26일 현재 연초지수에 비해 38%가 오른 1216.34에 마감됐다.

이번 게놈 지도 발표로 BT주식의 옥석(玉石)가리기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미국 내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BT 관련 회사는 400여개. 그러나 대부분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떼돈을 벌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을 위해 매년 수백만달러를 퍼붓고 있을 뿐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의학기술주식 전문정보지를 발행하고 있는 존 매커먼트 편집장은 “BT주식은 위험 부담이 많지만 한 건 할 수 있다는 기대 때문에 기꺼이 위험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 증권가의 BT주 분석가들은 “유전자 관련 주식은 전반적으로 고평가돼 있다”면서 “유전자 기술의 제품화 가능성 등 구체적으로 이익이 날 것인지를 따져볼 때가 됐다”고 강조한다.

<박제균기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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