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전화 - 관할 떠넘기기에 화 치밀어 그만…”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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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세상을 바꿉니다]
‘왜 막말 했나’ 고객들의 항변

전화 상담원들이 상처를 받는 ‘나쁜 말’은 비단 욕설이나 성희롱뿐만이 아니다. 그런 수준이 아니더라도 고객이 대뜸 반말을 하거나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취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전화가 아닌 현장에서 만나도 똑같이 말할 수 있나”라는 질문엔 대부분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상담원에게 ‘막말’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20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막말을 하게 된 상황 △어떤 말을 했는지 △현실에서보다 전화 상담원에게 막말을 쉽게 하게 되는 이유 등을 물어봤다.

가장 많이 꼽힌 원인은 ‘피로감’이었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박모 씨(28)는 최근 휴대전화를 바꾸라는 광고 전화가 반복되자 “전화하지 말라는데 왜 자꾸 전화하느냐”며 화를 냈다. 박 씨는 “동일한 상담원이 마치 처음 전화하듯이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토로했다.

고객 통로의 최전선이 전화 상담원인 만큼 소속 업체에 대한 불만이 그대로 떠넘겨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희대 법학과 이모 씨(28)는 인터넷 불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통신사로 문의했으나 상담원들이 계속 다른 부서로 연계만 해준다는 인상을 받았다. 결국 “아 ××, 왜 자꾸 떠넘기는 거냐고. 일을 왜 그 따위로 해”라며 상담원에게 화풀이를 했다.

전화상 대화가 얼굴을 맞대고 하는 대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체면 차리기’가 생략된다는 의견도 있었다. 국민대 영어영문학과 임모 씨(26)는 “특정 보험회사의 상품 가입 전화를 수차례 거절했는데도 계속 걸려오자 화가 나 ‘당신, 어디서 일해?’ ‘이 번호로 다시 전화해도 돼?’라는 식으로 따진 적이 있다”며 “실제로 만나서 대화했다면 최소한의 예의를 생각해서라도 그렇게 말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텔레마케팅을 위장한 보이스피싱 범죄 사례에 대한 위협도 막말의 원인이다. 건국대 경영학부 유모 씨(25)는 “무슨 종류의 전화가 오든 콜센터 직원이면 ‘아, 됐어요’라며 끊어버린다. 범죄 피해 사례를 많이 듣다 보니 낯선 전화에 대한 전반적인 거부감이 심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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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영 기자 now@donga.com   

유원모 인턴기자 한양대 교육학과 4학년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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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상담원#광고전화#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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