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 욕하면 강제추방… 日, 性的 발언에 벌금폭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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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 막말 안봐주는 해외 항공사


“전 세계 항공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1997년 당시 대한항공 등 아시아 17개 항공사들이 공동 발행하던 항공 전문지인 ‘오리엔트 에이비에이션’이 다룬 기사 내용이다. 기사는 폭언을 포함한 각종 기내 폭력이 급증하면서 항공사들마다 대책 마련에 고심한다는 내용을 다뤘다. 이를테면 호주 콴타스항공의 경우 한 승객이 금연을 요구하는 승무원에게 살해 협박에 가까운 막말을 해 문제가 됐다. 이에 항공사가 호주 정부와 연합해 미국 연방 항공법 수준의 엄격한 법규를 도입하는 등 대책을 검토했다는 식이다.

그로부터 17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어떨까.

기내 막말이 계속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최근만 해도 세계적 패션 디자이너 랠프 로런 씨의 조카인 제니 로런 씨가 뉴욕으로 가는 델타항공 소속 항공기에서 술에 취해 막말을 하는 등 난동을 부리다 쫓겨나는 일이 있었다.

기내 막말에 대한 대응이 가장 엄격하기로 유명한 곳은 미국이다. 기내 막말은 그 어떤 장소와 상황에서보다 심각하게 인식된다. 승무원에게 ‘F’로 시작되는 쌍욕만 해도 강제 추방당할 가능성이 크다. 판단도 승무원의 몫이다.

이웃 국가인 일본도 기내 막말에 대한 대응책이 만만치 않은 수준. 특히 승무원에게 성적으로 수치심을 주는 말에 민감하다. 꽤 큰 액수의 벌금은 물론이고 별도 사법조치에 들어간 경우도 있다. 홍콩의 캐세이퍼시픽 항공사는 당사자인 승무원 개개인에게 강력한 대응을 주문한다.

국내 항공사는 어떨까. 기내 막말에 대한 대응 매뉴얼은 어느 정도 갖췄다. 하지만 매뉴얼만 있을 뿐 그에 따른 적극적인 대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국내 한 항공사 관계자는 “밥상만 차렸을 뿐 수저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일단 막말에 대한 승무원의 단호한 대응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게 우선 과제”라고 지적했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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