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캠프 캐럴에 고엽제 드럼통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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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미군 지목한 지역 탐사 한미조사단, 오늘 결과 발표

경북 칠곡군 왜관읍 미군기지 캠프 캐럴 영내에서 결국 단 한 개의 고엽제 드럼통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5월 전역 미군 스티브 하우스 씨(54)가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이 캐럴 기지에 대규모 고엽제 드럼통을 묻었다”고 증언한 후 한국 사회에 각종 논란을 일으켰던 ‘고엽제 파문’은 영구미제로 남을 가능성이 커졌다.

한미공동조사단은 “스티브 하우스 씨가 7월 캐럴 기지를 방문해 고엽제를 매립한 곳으로 지목했던 헬기장과 칠곡교육문화회관 사이 비탈진 지역에 대해 지표투과레이더조사(GPR), 전기비저항탐사(ER), 마그네틱 탐사 등 지구물리탐사를 실시했다”며 “이 지역 땅속에서는 금속성 물질 등 무엇인가 대량으로 묻혀 있거나 묻혔던 것을 파낸 듯한 ‘이상 징후’가 전혀 나타나지 않았다”고 8일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또 “고엽제 드럼통이 묻혔을 것으로 추정됐던 헬기장, D구역, 41구역, 랜드 팜 구역 중 1차 지구물리탐사에서 ‘이상 징후’가 나타난 지점에 대해 2차로 지름 2인치(5.08cm) 관을 박는 토양시추조사를 전부 실시했지만 고엽제 드럼통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공동조사단 측은 “다량의 드럼통이 파묻히고 다시 파냈다면 토양 성분 속에 다이옥신 등 흔적이 남아 있을 수 있다”며 “현재 토양시추조사를 마무리한 후 얻은 데이터를 분석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정부와 미군은 공동조사단을 구성해 6월 2일부터 4개월간 캐럴 기지 영내에서 고엽제 드럼통을 찾아왔다. 하지만 결국 “1979년, 1980년 캠프 캐럴 내 화학물질을 파내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는 미군의 주장이 허위가 아니라는 사실만 확인했을 뿐 캠프 캐럴에 정확히 어떤 화학물질이 왜 묻혔으며 이후 어떻게 처리됐는지 등 핵심적인 내용을 밝히지 못한 채 드럼통 발굴 조사를 마무리한 것이다.

한편 캐럴 기지 내 지하수 관정·관측정 5곳과 기지 밖 10곳을 추가로 조사한 결과 일부 지역의 지하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한미 공동조사단은 9일 오전 10시 칠곡군청 대강당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조사단 관계자는 “지난번 조사에 포함되지 않았던 지하수 중 일부의 오염이 심각했다”고만 밝혔다. 공동조사단은 지난달 5일 “캐럴 기지 내 관정 6곳과 관측정 16곳을 조사한 결과 발암물질 TCE(트리클로로에틸렌)와 PCE(테트라클로로에틸렌) 등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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