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公 ‘태국판 4대강 공사’ 사실상 수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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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 분야 6조원 사업 우선협상자로… 공들인 ‘4대강 시스템 수출’은 실패

태국 정부가 총 2910억 밧(약 11조 원)을 들여 25개 강을 정비하는 ‘태국판 4대강 공사’ 수주전에서 한국이 절반 이상인 6조2000억 원 규모의 공사를 사실상 수주했다. 국내에서 부실 논란이 일었던 4대강 사업의 첫 번째 해외 수출로, 해외에서는 일본과 중국 업체를 제칠 정도로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는 태국 수자원홍수관리위원회(WFMC)가 한국과 중국, 태국 등 4개 컨소시엄의 물 관리 사업 기술제안서를 평가한 결과 9개 사업 중 2개 분야(방수로, 임시저류지)에서 수자원공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 사업비를 합치면 1630억 밧(약 6조2000억 원)으로 전체의 56%에 달한다.

방수로 분야는 경인아라뱃길 사업과 마찬가지로 강폭을 늘려 홍수 예방 기능을 갖추는 사업이다. 이 사업에만 전체 사업예산 2910억 밧 중 53%인 1530억 밧(약 5조8000억 원)이 책정됐다. 홍수 때만 물을 가두는 임시저류지 사업 규모는 100억 밧(약 3800억 원)이다. 수자원공사는 공사를 최종적으로 따낼 경우 현대건설 등 국내 건설사들과 협력해 진행할 예정이다.

건별로는 태국-중국 컨소시엄인 ‘ITD-파워 차이나’가 5개 분야(사업비의 38%)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돼 가장 많았다. 태국-스위스 컨소시엄이 물 관리 시스템 1개 분야, 태국 컨소시엄이 폴더건설 1개 분야에서 지정됐다. 국토부 고위 당국자는 “방수로 사업은 사업 규모가 가장 크면서 주민 이주 등 보상 민원이 적어 정부 차원에서 공들인 사업”이라며 “수주 예상 금액도 전체 사업의 절반을 넘어 이번 수주전이 성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최대로 공을 들였던 ‘4대강 시스템 수출’에는 실패했다. 당초 4대강 살리기 추진본부 등은 댐과 보의 통합 관리를 통해 홍수 관리를 하는 한국식 물 관리 시스템을 수출하는 데 주력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순 시공이 아니라 인력 파견 등 노하우 수출이라는 측면도 있었던 물 관리 시스템 사업이 결국 태국-스위스 컨소시엄에 넘어간 부분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이르면 다음주에 확정되는 최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3월 태국 총리가 직접 방한해 한국의 물 관리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시스템 수출’ 기대가 컸다”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사업이 전체 사업 금액의 절반이 넘는 만큼 이들 분야의 최종 수주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박재명·김철중 기자 jmpark@donga.com
#태국#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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