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이 축출되고 처음으로 맞이한 휴일인 5일 오후 카이로 시내 타흐리르 광장. 아버지와 함께 광장을 찾은 아흐마드 무스타파 군(12)은 자신이 지었다는 시(詩)를 기자 앞에 불쑥 내밀었다.
“이집트 어린이를 대표해 얘기한다. 내 친구들이 이슬람 극단주의자가 아니고 자유정의당(FJP) 소속이 아니라는 이유로 이곳에서 생명을 잃었다. 나도 정신적으로는 죽을 각오를 했다. 나는 이 광장의 자유로운 새다.”
혁명과 시위의 거대한 물결은 아이들마저도 시대의 흐름을 타게 하나 보다. 초등학교 5학년 나이인 그는 “죽을 각오를 했다”는 대목을 유달리 힘주어 말하며 굳은 결의를 내비쳤다. 그의 눈빛에선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나를 따르라”고 외치고, 프랑스 정부군의 공격을 앞두고 두려워하던 시민혁명군 앞에서 ‘사람들의 노래가 들리는가(Do you hear the people sing)’를 부르던 길거리 소년 가브로슈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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